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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찬 교수36

[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조수미의 추억. 항상 당당했던 그녀였기에... 그 용기와 배짱으로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것입니다.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19)조수미의 추억   30년 전 쯤의 어느 나른한 오후, 4동 대형 강의실에서 있었던 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음대, 미대 학생들이 함께 ‘국민윤리’를 듣는 시간이었지요. 뻔한 내용이라 듣는 학생들은 물론이고 강의하는 젊은 시간강사 선생님도 따분하기는 마찬가지였던 모양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는 학생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자 강단에 섰던 그 강사 선생님이 갑자기 책을 덮고 강의를 중단하더니 학생들을 향해 뜬금없는 제안을 했습니다. 어차피 강의를 계속해도 들을 사람도 없을 것 같으니 누군가 나와서 나머지 수업시간을 때워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지원자가 없다면 별 수 없이 강의로 남은 시간을 채울 수밖에 없다는 말을 덧붙였지요. 그 안에 있던.. 2012. 5. 22.
[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포탄과 총알을 몸으로 막아낸 음악가들의 용기.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를 알고 계시나요?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18)포탄과 총알을 몸으로 막아낸 음악가들의 용기  캐나다의 작가 스티븐 갤러웨이의 소설 “사라예보의 첼리스트”가 우리말로 번역되어 출판되었습니다. 작가는 이 글을 통해 20세기의 끝 무렵을 피와 멍으로 물들이며 우리 모두를 부끄럽고 아프게 했던 보스니아 내전의 참상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기록과 흔적을 조사한 자료와 더불어 생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씌어진 이 소설은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를 포위하고 점령했던 세르비아계 무장 세력들이 자행한 만행을 고발하고 그 때문에 상처받고 희생당한 사라예보 시민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라는 소설의 제목은 당시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총탄이 쏟아지는 거리 한 복판에서 연주.. 2012. 5. 16.
[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오 솔레 미오’는 민요가 아니다.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17)‘오 솔레 미오’는 민요가 아니다.  "오 솔레미 오"로 유명한 쏘렌토이탈리아 민요 ‘오 나의 태양’이라면 아마도 모르는 이보다는 아는 이가 더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오랜 세월 해마다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거니와 성악가가 출연하는 크고 작은 무대에서 이 노래만큼 많이 불리고 또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노래도 없을 것입니다. 들어서 아는 정도가 아니라 선율을 따라 흥얼거릴 수 있는 이들도 많고 심지어는 이탈리아어로 된 원래의 제목 ‘오 솔레 미오’를 친숙하게 기억하는 이들도 적지 않지요. 전부터 이 노래는 세계인들의 애창곡이었지만 20세기 최고의 문화상품이라고 일컬어지는 ‘쓰리 테너’ 공연의 대미를 장식함으로써.. 2012. 5. 11.
[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음악사의 돈키호테 무소르그스키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16)음악사의 돈키호테 무소르그스키  서양의 음악사를 통털어 무소르그스키만큼 독특한 인물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제대로 작곡공부를 하지 않았으면서도 누구보다 독창적인 작품들을 남겼고 지주의 아들로 태어났으면서 민중들을 생각하고 농노들을 걱정했습니다. 누구보다 러시아를 사랑한 민족주의자면서도 조국 러시아에 대항한 그루지아의 영웅 샤미르를 칭송하는 칸타타 “샤미르의 행진”을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무소르그스키이처럼 그의 삶은 모순으로 헝클어진 실타래 같은 것이었습니다. 귀족가문의 지주와 농노의 딸 사이에서 태어난 출생부터가 그랬습니다. 그 비천한 어머니로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음악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군인.. 2012. 5. 8.
[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인생에도 리허설이 있다면...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15)인생에도 리허설이 있다면  음악을 포함한 공연예술을 시간의 예술, 혹은 순간의 예술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문학이나 미술, 영화와는 달리 정해진 시간 무대 위에서의 한 순간이 지나고 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대 위의 치열한 삶을 사는 예술가들은 공연에 모든 것을 쏟아버리고 나면 마치 한 번의 인생이 다 지나간 것처럼 허전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뒤풀이, 혹은 리셉션이 늘 있기 마련이지요. 무대에 섰던 사람, 객석에서 지켜본 사람들이 음식과 술을 함께 들면서 공연의 이런 저런 기억들을 되새기고 나누는 시간입니다. 한 번의 공연을 우리네 삶에 비유하자면 뒤풀이의 모습은 상가에 모인 조문객들의 그것과 다름이.. 2012. 5. 4.
[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한 레퀴엠과 리타나이 - 모든 영혼이여, 평화 속에 잠들라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14)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한 레퀴엠과 리타나이   레퀴엠은 ‘안식’이라는 뜻의 라틴어입니다. 카톨릭 교회의 예배의식인 미사의 첫 순서를 인트로이트, 즉 입당송이라 하는데, 장례미사나 위령미사의 경우 입당송의 첫 구절이 ‘레퀴엠 에테르남 도나 에이스 도미네’로 시작하기 때문에 그 첫 단어를 따서 레퀴엠이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입당송의 첫 구절을 우리말로 옮기면 ‘주여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라는 뜻입니다. 카톨릭 교회로부터 서양음악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 수많은 작곡가들이 미사를 위한 음악을 작곡했고 당연히 그 중에는 레퀴엠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많은 걸작들 가운데 모차르트와 베르디, 포레의 레퀴엠을 으뜸으로 꼽는 경우.. 2012.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