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의 아름다운 사연들]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 가면 의자 뒤에 탭이 붙어있는것을 알고 계시나요??[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의 아름다운 사연들]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 가면 의자 뒤에 탭이 붙어있는것을 알고 계시나요??

Posted at 2012.09.14 07:30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홍승찬교수의 클래식 톡톡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34)
[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의 아름다운 사연들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전경.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 가면 의자 뒤에 탭이 붙어있습니다. 보수 공사를 마치고 재 개관에 즈음하여 객석기부 운동을 펼쳤고 기부한 객석에는 기부자의 이름이나 기부자가 원하는 글귀를 새긴 금속판을 달았습니다. 예술의 전당 공연예술 감독으로 있으면서 제안했던 일이었습니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문훈숙 단장은 기부에 동참하면서 “Beauty saves world"라는 멋있는 문구를 남겨 감동을 주기도 했지요.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남겨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얻으려는 뜻이 더 컸습니다. 오페라 극장 뿐만 아니라 예술의 전당 곳곳을 이런 사연으로 덮었으면 했습니다. 광장의 벤치나 나무는 물론이고 광장 바닥에 깔린 석판 한 조각까지도 모두 기부를 받아 이름을 새기고 사연을 새겼으면 하는 마음이었지요. 그렇게 이름을 남기고 사연을 남긴 사람들이라면 예술의 전당을 자주 찾게 되고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지요.

 

 

‘객석기부 2,171석’ 캠페인 8억 돌파
예술의전당은 “오페라극장 2,171석에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객석기부 2,171석’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오페라극장 복구기금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운영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시작된 ‘객석기부 2,171석’ 캠페인은 오페라극장 객석 의자 뒤편에 기부자의 이름과 남기고자 하는 문구를 새긴 명판을 부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5월 15일 현재까지 총 232명의 기부자가 462석을 기증해 총 8억 7백6십만 원을 모금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예술의 전당 입구에 새로 꾸민 비타민 스테이션에 꽃가게를 열자는 것도 저의 생각이었습니다. 지금처럼 말고 예술의 전당이 직접 운영하여 새로운 공연장 문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로비에 즐비한 꽃바구니나 객석에 가지고 들어갈 수도 없는 꽃다발이 아니라 누구나 꽃 한 송이씩 들고 공연 보러 가자는 뜻이었지요.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면 그 꽃을 무대로 던지는 겁니다. 연주자의 입장에서 박수나 환호보다, 무대 뒤에서 받는 꽃다발보다 무대에 하나하나 쌓이는 꽃송이들이 더 큰 감동이 아닐까요? 꽃값은 기부금이 되어 부담 없는 금액으로 또 다른 보람까지 얻는 셈입니다. 그러자면 우선 객석 안으로 꽃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는 지금의 규정부터 고쳐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예술의전당의 주요한 자랑거리인 `세계음악분수'. 건축가 김석철씨가 설계한 것으로, 가로 43미터, 세로 9미터 수조에 노즐 800여개 수중등 500여개를 달아 음악에 따라 물줄기가 춤추며 여러가지 효과를 연출한다.

 

예술의 전당을 떠나면서 모든 것이 부질없는 꿈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꿈꾸는 버릇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합니다. 워렌 버핏이 해마다 자신과의 점심식사를 경매에 부쳐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처럼 저명한 음악인 누군가와 오찬을 나누는 기회를 경매에 붙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물론 수익금은 음악과 관련된 좋은 일에 써야겠지요. 재능은 있지만 형편이 어려운 젊은 음악인들을 후원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를 통해 여러분의 고견을 구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음악인과 오찬을 나누고 싶은지요? 그리고 경매로 얻어지는 수익금을 어떤 일에 쓰면 더 보람이 있을까요?

 

 

 

 

가장 최근에 머리를 떠나지 않는 생각이 또 있습니다. 하루저녁 멋있는 장소를 빌려 음식 만들기 좋아하고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음악인이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 만찬을 열자는 생각입니다. 물론 이날 음식값은 앞서와 마찬가지로 음악과 관련된 좋은 일에 써야겠지요. 생각해 보니 음악가들 중에 먹는 일을 즐기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듯합니다. 즐기는 정도가 아니라 미식가의 경지에 오른 사람도 하나 둘이 아닙니다. 음악사를 들여다 본다면 오페라 작곡가 롯시니가 단연 으뜸이고 우리나라 음악가라면 첼리스트 양성원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특히 와인에 관해서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음악가들 중에는 직접 음식 만드는 걸 즐기는 분들도 상당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취미 수준을 떠나 전문가의 경지에 오른 음악가라면 바이올리니스트 김영욱과 지휘자 정명훈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두 분만큼 요리에 관심이 있고 또 통달한 음악가는 흔치 않습니다. 특히 정명훈 선생의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을 정도입니다. 그 바쁜 일정에도 모일간지에 정기적으로 요리에 관한 칼럼도 쓰고 있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직접 만든 올리브유를 선물하는 것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더 가까운 사이라면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받았겠지요.

 

 

첼리스트 양성원

 

그래서 누구보다 먼저 정명훈 선생을 셰프로 모시고 만찬을 열었으면 합니다. 물론 수익금은 두 말할 필요 없이 우리나라 음악계를 위해 여러모로 유익한 일에 써야겠지요. 어디에 쓸지를 정명훈 선생에게 먼저 물어보는 것이 예의일 듯싶습니다. 장소 선정은 물론이고 몇 분을 모셔야 할지, 어떤 재료로 어떤 음식을 만들어 내놓을지도 모두 정명훈 선생이 결정해야 할 일입니다. 떡줄 사람은 생각도 없는데 김치 국부터 마신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이겠지요. 다시 한 번 여러분의 고견을 여쭙겠습니다. 이런 만찬이라면 참석하실 의사가 있으신지요? 도대체 어느 정도의 기부를 받는 것이 적당할까요? 그리고 어떤 일에 써야 할지, 그보다 어떤 일에 쓴다고 해야 정명훈 선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조언 기다리겠습니다.

 

 

글 : 홍승찬 교수
편집 :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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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당예당
    좋은 글 감사합니다. 유익하네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2. EAGON concert..유령커플
    오~~ 이건 정말 몰랐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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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인생에도 리허설이 있다면...[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인생에도 리허설이 있다면...

Posted at 2012.05.04 12:31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홍승찬교수의 클래식 톡톡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15)
인생에도 리허설이 있다면

 

 


음악을 포함한 공연예술을 시간의 예술, 혹은 순간의 예술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문학이나 미술, 영화와는 달리 정해진 시간 무대 위에서의 한 순간이 지나고 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대 위의 치열한 삶을 사는 예술가들은 공연에 모든 것을 쏟아버리고 나면 마치 한 번의 인생이 다 지나간 것처럼 허전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뒤풀이, 혹은 리셉션이 늘 있기 마련이지요. 무대에 섰던 사람, 객석에서 지켜본 사람들이 음식과 술을 함께 들면서 공연의 이런 저런 기억들을 되새기고 나누는 시간입니다. 한 번의 공연을 우리네 삶에 비유하자면 뒤풀이의 모습은 상가에 모인 조문객들의 그것과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공연에는 인생에게 주어지지 않는 덤이 하나 더 있습니다. 리허설이 바로 그것이지요. 공연이 있기 바로 직전에 마치 진짜 공연인 것처럼 공연과 똑 같이 미리 한번 해 보는 것입니다. 아주 드물게 리허설과 공연이 거의 같은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물론 관객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석대로라면 공연과 다름없이 처음부터 멈추지 않고 끝까지 가야겠지만 누군가 틀리면 멈추기도 하고 리허설 중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확인하고 점검하기도 합니다. 간혹은 다투는 경우도 없지 않지요. 늘 함께 하는 사이들이라면 그렇지 않겠지만 어느 오케스트라에 객원 지휘자를 초빙한 경우나 협연자를 부른 경우, 이런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옳고 그르고의 여부 보다는 누가 더 힘을 가졌는지의 여부가 중요할 때가 많지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상임지휘자가 없는 오케스트라로 유명합니다. 단원들의 자부심이 그만큼 대단하다는 것이지요. 언젠가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와 함께 우리나라를 다녀간 적이 있는데 우연히 리허설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의 지시대로 연주를 하기 마련이지만 그날은 달랐습니다. 연주가 시작되고 어느 지점에 이르자 지휘자가 요구하는 것과는 다른 소리를 내기 시작했던 것이지요. 지휘자가 음악을 멈추고 다시 그 부분을 되풀이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은 지휘자가 악장과 함께 무대 뒤로 사라졌다가 나타났고 이후로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의 뜻대로 연주를 했습니다. 아마도 무대 뒤에서 악장을 설득한 결과이겠지요. 그런데 정작 공연이 시작되고 문제의 그 부분에 이르자 오케스트라는 아무렇지도 않게 원래 하던 대로 연주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에스트로 정명훈

 

리허설에서의 의견 차이가 이렇듯 늘 팽팽한 평행선을 긋는 것은 아닙니다. 더러는 후배를 감싸고 동료를 아끼는 마음에서, 혹은 같은 길을 먼저 걸어서 이미 경지에 이른 선배를 높이 받드는 마음으로 양보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바스티유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 공연을 했던 정명훈과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테르의 리허설 모습이 바로 그 경우였습니다. 피아니스트라면 누구나 우러러 볼 만큼 신화적인 존재였던 리히테르였기에 정명훈 역시 최대한의 예우를 다했습니다. 아흔 살을 넘긴 노대가는 예정된 시각이 되자 어디선가 불현듯 나타나서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리허설을 이끌어갔습니다.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테르

 

미리 악보에 표시한 부분만 오케스트라와 맞춰보면서 주로 일방적인 요구를 했고 지휘자는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더러는 보는 입장에서도 아니다 싶은 해석이 있었고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불만이었지만 오히려 지휘자가 오케스트라를 설득하여 이끌어갔습니다. 그렇게 예정된 한 시간이 지나자 협연자는 또 다시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이날 지켜 본 정명훈의 모습은 지휘자가 아닌 피아니스트였습니다. 존경해마지 않는 대선배를 향한 최고의 경의를 이렇게 표시함으로써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을 감동을 여운으로 남겼습니다.

 

 

 

인생에는 리허설이 없다고 했지만 어찌 보면 리허설에서 만나는 연주자들의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서로 더불어 사는 참다운 삶의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정작 공연에서 만나는 음악가들의 모습은 허상인지도 모르지요. 우리는 늘 과정 속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나도 연연하는 성취라는 것도 결국은 과정의 결과로서 얻는 부산물일 따름이지요. 그래서 늘 공연보다 리허설을 더 관심 있게 보게 됩니다. 공연에서는 좀체 찾을 수 없는 삶의 냄새가 코끝을 찌르기 때문입니다. 리허설이 없는 공연이 있을 수 없는 것처럼 과정이 없는 성취도 생각할 수 없습니다. 공연에서는 맛볼 수 없는 리허설의 묘미가 있는 것처럼 성취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과정의 가치가 있습니다. 20세기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테르의 연주 들으면서 이 시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쇼팽 연주에 뛰어난 기록을 남긴 리히터

쇼팽의 음악을 대체로 '낭만주의'라는 틀에서 설명한다. 잘 알려졌다시피 낭만주의는 한마디로 예술가가 마음껏 자신의 내면으로 망명해도 아무런 도덕적 책임을 묻지 않는 경향성을 말한다. 낭만주의에 와서야 처음으로 예술은 인간을 기록하고 그의 울부짖는 고백과 적나라한 상처를 기록하게 되었다. 계몽주의 예술 역시 시민을 주인공으로 추켜세웠지만 그것은 자기보다 높은 신분의 상류 사회에 대항하기 위한 논쟁적 언사였을 뿐이었다. 인간에 대한 섬세하고 집요한 기록은 낭만주의에 와서야 비로소 이뤄졌다.

낭만주의의 어원이 되는 로맨틱(romantic)이라는 형용사는 원래 로망스(romance)에서 유래한 것. 중세 때까지만 해도 로망스는, 라틴어(roman)로 쓰여진 영웅적인 인물이나 사건이라는 뜻이었고 17세기 중엽에도 '낭만적'이라는 단어는 이 현실이 아닌 피안의 전설적이고 공상적인 세계를 노래하는 것, 혹은 불가사의하고 상징적인 세계를 추구하는 경향성을 뜻했다.

그러던 것이 프랑스혁명 시대를 통과하면서 이 단어는 현존하는 세계의 질서를 거부하고 정서의 자유로운 이끌림에 따라 추상적인 관조와 불규칙한 심리를 표출하여 극단적인 어떤 동경의 세계로 향하는 예술적 경향을 뜻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글 : 홍승찬 교수
편집 :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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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수고한 당신, ‘겨울여행’을 떠나라... 연광철과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함께 하는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들으며...[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수고한 당신, ‘겨울여행’을 떠나라... 연광철과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함께 하는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들으며...

Posted at 2012.04.10 07:30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홍승찬교수의 클래식 톡톡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10)
수고한 당신, ‘겨울여행’을 떠나라

 

 

 

 

지난 2009년 음악계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베이스 연광철과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함께 하는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두 사람의 면면이나 비중을 따로 놓고 보더라도 예사롭지 않은데다가 모처럼 함께 하는 무대가 겨울 나그네라고 하니 각별한 기대와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성악가들은 말할 것도 없고 피아니스트들조차도 평생에 한번쯤은 꼭 목 놓아 불러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가슴 속에 묻어 두는 노래입니다. 그만큼 슬프고 아름답지만 그만큼 깊고 섬세합니다. 피아니스트가 무슨 노래를 부르냐고 하시겠지만 반주자의 역할이 가수만큼이나 중요하고 뚜렷한 것이 슈베르트 가곡의 본질이고 슈베르트 이후 슈만과 브람스를 거쳐 볼프와 시트라우스로 이어지는 독일 가곡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흔히들 슈베르트를 두고 가곡의 왕이라 일컫는 것도 어찌 보면 바로 이 작품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물론 서른 한 살의 너무나도 짧은 생애 동안 600곡이 넘는 가곡을 남긴 것도 경이로운 일이지만 그 중에서도 겨울 나그네는 기적과도 같은 선물입니다.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Die Winterreise - Einsamkeit, Die Post, Der greise Kopf, Die Krähe

 

 

겨울 나그네1827년 빌헬름 뮐러의 시에 곡을 붙여 완성한 연가곡입니다. 이 작품을 만든 해에 뮐러가 눈을 감았고 베토벤이 또한 세상을 등졌습니다. 그리고 일년 후 슈베르트는 베토벤 곁에 영원한 안식처를 얻었습니다. 연가곡이란 일련의 노래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것으로 이 또한 슈베르트 이후 시작된 독일 가곡의 특징입니다. 흔히들 슈베르트의 3대 가곡집이라고 해서 물방앗간의 아가씨겨울 나그네’, ‘백조의 노래를 꼽는데, 이 가운데 앞의 두 작품이 연가곡이고 백조의 노래는 슈베르트가 세상을 떠난 다음 유작 14곡을 모아 출판한 것입니다.물방앗간의 아가씨역시 빌헬름 뮐러의 시에 곡을 붙인 것으로 겨울 나그네와는 이야기가 서로 맞닿아 있기도 합니다. 청운의 꿈을 품고 길을 떠난 한 젊은이가 물방앗간집의 아가씨에게 마음을 뺏겨 그곳에 남아 견습공으로 일하게 됩니다. 멀리서 지켜보며 차마 말 못할 사랑을 홀로 키워가지만 정작 그 아가씨의 마음은 사냥꾼에게 온통 기울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늘이 무너질 듯 절망한 젊은이는 연인의 곁에 머무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워 목숨보다 중요한 그의 사랑과 정든 물방앗간을 떠나려고 합니다.

 

Der Neugierige Schubert,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Die schöne Müllerin,D.795, no.6.

 

 

 

겨울 나그네의 이야기는 마치 그 다음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듯합니다. 하필이면 겨울에 그것도 캄캄한 밤에 눈 덮인 적막한 길을 나선 젊은이는 절망과 불안이 엇갈리는 착잡한 심정으로 입 밖에는 꺼내지도 못할 작별의 인사를 마음에만 새겨둡니다.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에 사정없이 나부끼는 깃발을 바라보며 마음의 동요는 더욱 심해지고 그의 심정에는 아랑곳없이 결혼준비에 들떠 있는 신부와 그 가족들에 대한 원망으로 격해지는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것도 잠시, 서글픈 마음에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다가 지독한 추위로 얼어붙고 말지만 사랑의 뜨거운 감정은 좀체 식을 줄을 모릅니다. 사방을 분간할 수도 없는 어둠 속에서 눈 속에 묻혀 있을 사랑하는 이의 발자국을 찾습니다. 추위에 시린 손으로 사방을 더듬어 보지만 봄날의 추억은 오간 데 없고 추위와 절망으로 마음마저 얼어붙습니다. 어느덧 성문 앞에 이르자 변함없이 우물가에 버티고 선 보리수를 보고는 슬플 때나 기쁠 때나 마음을 나누고 의지했던 추억을 잠시 더듬어봅니다. 바람에 모자가 날라 가 버리지만 마음이 약해질까 돌아보지 않고 길을 재촉합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길임을 깨닫고는 눈물이 쏟아지지만 눈 위에 떨어진 뜨거운 눈물이 냇가로 흘러 사랑하는 이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부질없는 미련을 버리지 못합니다. 여기까지가 첫 번째곡 밤인사부터 여섯 번째 곡 넘쳐흐르는 눈물입니다.

 

 

얼어붙은 냇물을 건너고 적막한 어느 낯선 거리에 이르자 몸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쳐 따뜻한 봄날 사랑하는 이를 지켜보던 아름다운 추억이 더욱 간절해집니다. 이윽고 깊은 골짜기에 접어들자 길은 보이지 않고 저 멀리 묘지에서 도깨비불만 번뜩입니다. 말라붙은 개울바닥을 따라 걸으며 어차피 물은 바다로 흐르고 슬픔은 무덤으로 이어진다면서 체념을 하게 됩니다. 폭풍이 몰아치자 이제 더는 걷지 못하고 숯 굽는 오두막을 찾아 잠시 쉬기로 합니다. 걸음을 멈추자 추위가 엄습해오고 세찬 바람은 피했지만 다친 상처가 더욱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잠시 정신을 놓는가 싶으면 따뜻한 봄날에 연인과 함께 하는 꿈을 꾸지만 닭 울음소리에 단꿈은 깨고 참혹한 현실로 돌아오기를 거듭합니다. 지붕에서 우는 까마귀는 마치 자신을 비웃는 듯하지만 꿈이 현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너무나도 간절합니다. 폭풍이 멈추고 날이 개이자 사방은 더욱 적막하고 고독이 밀려들어 전보다 더 견디기가 힘듭니다.

 

Aufenthalt 나의 집 쉼터 -슈베르트 백조의 노래 중...

 

 

이렇게 열두 번째 곡 고독을 지나면 전반부가 끝이 나고 열세 번째 곡 우편마차부터 후반부에 들어서게 됩니다. 우편마차의 나팔소리에 잠시 들뜬 마음을 품게 됩니다. 혹시나 사랑하는 이의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어처구니없는 기대로 말입니다. 그러나 절대로 그럴 수 없는 현실을 깨닫고 절망은 더욱 깊어집니다. 서리가 내려 하얗게 변했던 머리카락이 햇빛을 받아 검게 되자 차라리 머리가 희어져 자신의 고달픈 여정과 인생도 빨리 끝나기를 바라게 됩니다. 죽음의 냄새를 맡은 까마귀가 나그네의 주변을 맴돌지만 지팡이에 몸을 기댄 나그네는 까마귀라도 끝까지 곁에 남았으면 합니다. 이제 마지막 희망까지 포기할 즈음 어느 마을에 당도하지만 늦은 밤 개 짖는 소리만 나그네를 맞이합니다. 이미 한낱 꿈마저 버린 나그네는 다시는 잠이 들어 헛된 꿈을 꾸지 못하게 개더러 계속 짖으라고 말합니다. 아침이 되어 다시 폭풍우가 몰아치지만 모든 것을 포기한 나그네는 아무 것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몽롱한 환상 속에 스스로를 맡기지만 문득 길 위의 이정표를 발견하고는 갈 곳도 없고 돌이킬 수도 없는 스스로의 처지를 다시금 깨닫습니다. 길은 묘지로 나그네를 이끌지만 죽음을 앞둔 그에게는 그곳이 마치 여인숙인 듯 편안하기만 합니다. 거센 폭풍우는 나그네의 부질없는 마지막 오기를 자극하지만 날이 개이자 죽음의 문턱에 이른 나그네에게는 하늘의 태양마저 세 개로 보입니다. 마을 어귀에 늙고 지친 거리의 악사가 안간힘을 다해 손풍금을 돌리지만 돈을 놓는 접시는 텅 비어 있습니다. 그 악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나그네는 점점 다가오는 죽음의 순간을 기다립니다.

 

 

 

모두 24곡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의 독일어 제목 ‘Winterreise'을 우리말로 옮기면 겨울여행입니다. 일본사람들이 먼저 겨울 나그네로 번역했고 우리가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이지요. 아마도 우리가 이름을 기억할 만큼 위대한 업적을 남긴 작곡가 가운데 슈베르트만큼 짧은 삶을 살다간 이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만큼 마음이 여리고 순수했던 이도 달리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남달리 작은 키에 머리만 컸던 그는 지독한 근시에다 말까지 더듬었습니다. 그러니 재물이 그를 따랐을 까닭이 없고 사랑이 그의 편이었을 리가 없습니다. 평생을 누군가의 집에 얹혀살아야 했고 밤거리의 여인에게서 몹쓸 병을 얻기까지 했습니다. 그가 그토록 바랐던 작곡가로서의 성공도 그의 생전에는 그를 피해 다녔습니다. 열여섯 편이나 되는 그의 오페라는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고 심지어 무대에조차 오르지 못한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다름 아닌 그가 바로 물방앗간의 아가씨를 짝사랑한 청년이었고 그가 바로 겨울 나그네였던 것입니다. 그가 말하기를 내가 사랑의 노래를 원했을 때, 그 노래는 슬픔으로 바뀌었고, 내가 슬픈 노래를 원했을 때, 그 노래는 사랑으로 바뀌어있었다고 했습니다.

 

 

치열했던 시간을 잠시 멈추고 홀로 겨울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요. 지독하게 추웠던 어린 시절의 겨울과 순수했던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사랑을 그리워하면서 말입니다. 그 옛날 가수 최희준의 노래처럼 인생은 어차피 나그네길이겠지요. 박목월 시인의 시처럼 구름에 달 가듯이 그렇게 가다가 술 익는 마을에 이르면 잠시 머물면 어떻습니까? 삶이 빡빡하니 늘 그럴 수는 없겠지만 한 해를 보내는 이쯤에서 잠시 훌훌 털고 떠나자는 것이지요. 19세기에는 감동적인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이가 교양인이고 지성인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주회 갈 때면 반드시 손수건을 챙겼다고 하지요. , 수고한 당신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와 함께 겨울여행을 떠나시지요.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 말입니다.

 

 

 

내가 사랑의 노래를 원했을 때

그 노래는 슬픔으로 바뀌었고

내가 슬픈 노래를 원했을 때

그 노래는 사랑으로 바뀌어 있었다.

  

 

글 : 홍승찬 교수
편집 :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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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정명화, 정명훈 " 한, 꿈, 그리움"[앨범] 정명화, 정명훈 " 한, 꿈, 그리움"

Posted at 2012.03.12 15:05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클래식 톡톡


바흐의 고전, 슈베르트의 유머, 한국의 정서를 담아낸 한 예술가의 초상
클래식 애호가들과 오디오매니아들에게 수집목록 1위의 최고의 앨범임에도 구할 수 없었던 이 음반을
새로운 리마스터링을 더해 소니클래식에서 전격 발매하였다고 하는데, 나에게 수집목록은 아니였습니다.
추가로  김연아의 새로운 연기 배경음악인 마스네의 ‘타이스 명상곡’이 새로이 수록되어 있으며,

전반적으로 느낌은 어떤 기교같은 것이 보이지 않고 오직 악보있는 그대로 연주하는 것 같아 보이는데,
역시 대가다운 자신감에서 나오는 것 같은 인상입니다.
앨범명에도 있듯이 한, 꿈, 그리움 이 연주내내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 앨범만 거의 1주일 넘게 듣고 있었는데, 한번도 단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듣질 못했습니다.
중간에 잠들어 버려서^^ 내가 그렇다는 것이지 자장가는 절대 아닙니다.
 
음반 녹음도 우수해서 오디오샵에서도 많이 틀어주는 음반중에 하나입니다.

 

1. 안단티노 Andantino Suite No. 2

2. 엄마야 누나야 Oh Dear Mommy & Sister

3. 성불사 주제에 의한 변주곡 Variation On A Theme From Sungboolsa

4. 안단테 -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중 3악장

5. 꿈꾼 후에 After A Dream

6. 타이스의 명상곡 Meditation Of Thais

7. 미뉴엣 Minuet

8. 연습곡 25번 중 7번 Etude-Op.25 No. 7

9. 무언가 작품 109 Song Without Words, Op. 109

10. 보칼리스 Vocalise

11. 백조 Swan

12. 멜로디 Melodie

13. 한오백년 About Five Hundre Years

14. 첼로와 장구를 위한 도드리 Dodri For Cello And Jang-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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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창엽
    이음반은 3번 트랙 성불사 주제의 변주곡이 저 개인적으로는 가장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거 구할려고 참 노력 많이 했었던 기억입니다.
  2.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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