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음악사의 돈키호테 무소르그스키[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음악사의 돈키호테 무소르그스키

Posted at 2012.05.08 11:23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홍승찬교수의 클래식 톡톡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16)
음악사의 돈키호테 무소르그스키

 

 


서양의 음악사를 통털어 무소르그스키만큼 독특한 인물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제대로 작곡공부를 하지 않았으면서도 누구보다 독창적인 작품들을 남겼고 지주의 아들로 태어났으면서 민중들을 생각하고 농노들을 걱정했습니다. 누구보다 러시아를 사랑한 민족주의자면서도 조국 러시아에 대항한 그루지아의 영웅 샤미르를 칭송하는 칸타타 샤미르의 행진을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무소르그스키

이처럼 그의 삶은 모순으로 헝클어진 실타래 같은 것이었습니다. 귀족가문의 지주와 농노의 딸 사이에서 태어난 출생부터가 그랬습니다. 그 비천한 어머니로부터 피아노를 배웠고 음악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군인의 길을 걸으면서 또, 관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그가 죽기 직전에 그의 친구인 화가 레핀이 그린 초상화를 보면 아무렇게나 헝클어진 머리카락에다 술기운이 가시지 않아 콧등과 뺨까지 온통 붉은 빛을 띠고 있지만 강렬한 눈빛만큼은 무엇인가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습니다. 평생을 술독에 빠져 살았고 그 때문에 건강을 해쳐 죽음에까지 이르렀으나 그런 가운데서도 늘 사람들의 삶 속에 깊이 뿌리박은 진정한 예술을 꿈꾸고 추구했던 예술가입니다. 그 열망이 얼마나 강했던지 타협을 거부하며 주변 사람들과도 수없이 부딪히며 상처를 주고 받았고 결국은 스스로의 정신마저 온전하게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칸타타(Cantata)란 성악곡의 하나로, 악기 반주가 동반되는 악곡의 형식이다.

무소르그스키라면 오늘날 발라키레프, , 림스키 코르사코프, 보로딘과 더불어 러시아 국민악파 5인조의 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러시아 민족의 정신과 러시아 민중들의 삶을 음악에 고스란히 담으려는 생각은 5인조 누구에게서나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이지만 그 방법은 각자가 조금씩 달랐고 그 중에서도 무소르그스키의 생각이 유독 두드러졌습니다. 그는 음악을 통해 구체적인 장면이나 사건을 그대로 묘사하거나 서술하려 했는데, 말하자면 사실주의적인 음악을 추구했던 것입니다. 원래부터 구체적인 서술과 묘사의 대상이 있었던 문학과 미술은 낭만주의 이후 사실주의의 출현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추상적일 수밖에 없는 음악은 사실주의가 불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무소르그스키가 나타나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고자 했던 것입니다.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19세기말 사실주의적인 경향, 베리즈모가 있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야기와 대본이 있는 오페라에서 가능한 일이었고 그나마도 잠시의 움직임이었을 따름이었습니다.

밀리 알렉세예비치 발라키레프 러시아피아노 연주자이자 지휘자, 작곡가

아마도 무소르그스키가 이토록 용감할 수 있었던 것은 음악을 몰랐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배우기는 했지만 전문가가 되기 위한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은 아니었고, 더욱이 작곡공부라면 아무 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형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들 가운데는 미완성으로 남은 것이 많고 오늘날 대표작으로 꼽히는 것들 중에도 남의 손을 빌어 완성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쩌면 남들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에 자신만의 특별한 무엇인가를 찾았겠지요.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 어느 인터뷰에서 남들 다 잘하는 음악으로는 자신이 없어 남들 안하는 것을 열심히 찾다 보니 비디오 아트에 승부를 걸게 되었다는 고백을 해서 신선한 충격을 준 적이 있지만 모르긴 해도 무소르그스키의 심정이 이와 다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무소르그스키의 대표작이라면 단연 푸시킨의 원작을 오페라로 만든 보리스 고두노프와 피아노곡 전람회의 그림을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정작 그가 세상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었던 생각과 말들을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은 그의 노래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유명한 벼룩의 노래신학생같은 가곡들로 부패한 러시아의 정치와 종교를 풍자하고 비판했으며 트레파크농민의 자장가와 같은 노래들을 통해서는 고단하고 찌든 삶을 살고 있는 농민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던 내 맘대로 살겠다는 사람이었으니 평생 배짱이라도 편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았습니다. 누구보다 상처받기 쉬운 영혼을 가졌으면서 억지를 부리고 강한 척하고 살았으니 그 마음고생이 오죽했으랴 싶기도 합니다. 그나마 술이라도 있었으니 커다란 위안이었을 것이고 음악 속에다 마음을 담을 수 있어 그 순간만큼은 행복했을 것입니다. 차라리 음악을 전혀 몰랐다면 세상 돌아가는 일에 그보다는 무딜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군인으로 조국에 충성하며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그럭저럭 살았겠지요. 아니 오히려 음악가가 되겠다고 처음부터 나섰더라면 세상 돌아가는 일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음악이 삶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그가 살았던 세상이 특별히 어지러웠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혹은 뻔뻔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금이라고 그 때와 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덜 떨어진 바보들이나 억울한 남의 일을 제 일이나 되는 것처럼 아파하고 힘들어 합니다. 그런데 이제 무소르그스키와 같은 돈키호테가 영 보이질 않습니다.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는 푸시킨의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일까요? 사실은 너무 슬프고 노여워 견딜 수가 없다는 말인데 설마 그걸 잘못 알아들은 것은 아니겠지요. 무소르그스키의 피아노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가운데 한 곡 들으면서 이 시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무소르그스키 : 모음곡 '전람회의 그림(Tableaux d`une exposition, 라벨 편곡)'. 프리츠 라이너(지휘), 시카고 교향악단(RCA LSC2201, 1957년 12월 시카고 심포니홀에서 녹음)

무소르그스키(Modest Petrovich Mussorgsky 1839-1881)는 러시아 민족주의(국민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5인조’ 작곡가 중 한사람이다. 정규의 음악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독학으로 연마한 자신만의 독특한 화성과 대위법을 사용하여 담대하고 솔직한 실험적인 음악을 작곡, 드비시, 라벨 등 인상주의 작곡가는 물론 야나체크, 글라주노프, 프로코피에프, 스트라빈스키, 쇼스타코비치 등 근, 현대의 슬라브 작곡가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군인, 공무원 등 다양한 직업, 간질발작, 알코올 중독, 가난 등 질곡의 삶 가운데에서도 일생을 음악에 헌신하여 ‘민둥산의 하룻밤’(1867, 개작1872-74), 대작 오페라 ‘보리스 구도노프’(1868-69, 개작1871-72), ‘호반시나’(1873, 5막은 미완성), 피아노곡 ‘어린시절의 회상’(1865), 3개의 연가곡(1868-77), ‘벼룩의 노래’(1879) 등을 남겼다.

농노출신인 친할머니와 유모로부터 무소르그스키는 러시아 하층 사회의 생활을 이해하게 되며 이로부터 그는 하층민의 비애가 담겨있는 지극히 서민적이며 민속적인 주제를 독창적으로 음악에 담았다. ‘예술은 자기표현이라기 보다는 사람들과의 대화’라는 예술관과 휴머니즘에 바탕을 둔 그의 음악은 사실의 묘사나 인물의 성격, 심리 묘사가 뛰어나다. ‘전람회의 그림’도 사실적인 묘사와 독창적인 작곡기법(사실주의에 바탕을 둔 즉흥적 착상과 드라마틱한 연출)을 통해 그의 예술관과 민족주의적 실천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전람회의 그림’이라는 표제가 붙은 이 작품은 원래 피아노 독주곡이다. 1922년 러시아 출신의 명 지휘자 세르게이 쿠세비츠키(Serge Koussevitzky 1874-1951, 1924-49년까지 보스톤 교향악단의 음악감독을 지냄)의 의뢰로 라벨이 관현악곡으로 편곡하여 널리 알려지면서 고금의 관현악곡은 물론 무소르그스키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의 하나로 재탄생된 것이다.

‘전람회의 그림’은 무소르그스키의 절친한 친구이자 건축가-화가 빅토르 하르트만(1834-73)의 유작전에 전시된 10개의 스케치와 수채화를 직접 묘사한 모음곡(suite)이다. 1874년 작곡되었으나 그의 사후 5년 뒤인 1886년에 출판되었다. 곡의 배열도 대담하지만 작곡자 자신(관람자로서)을 곡중 하나의 관찰대상으로 보았기 때문에 간주곡 성격의 ‘프롬나드(promenade)’라는 독특한 연결 페시지(보행 주제)를 곡 중에 삽입한 것도 독창적이다. 1922년 라벨의 편곡이 가장 유명하며 스토코브스키, 아슈케나지, 헨리 우드, 호와스 등이 관현악 또는 관악으로 편곡했으나 이들은 라벨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라벨의 편곡을 회색톤의 원화에 컬러링하여 지나치게 프랑스적으로 변질되었다고 비평되기도 하지만 원곡이 주는 감동과 동질성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원곡을 훼손한 것은 아니다. 라벨의 편곡은 원곡의 특징에 충실하며 관현악의 천재답게 그 묘를 살린 색채는 눈부신다.

 


 

글 : 홍승찬 교수
편집 :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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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5.11 14:23 신고 [Edit/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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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클래식을 듣는 방법? 클래식이 어려운 분을 위한 클래식 초보 강좌 - 협주곡, 카텐자, 소나타아름다운 클래식을 듣는 방법? 클래식이 어려운 분을 위한 클래식 초보 강좌 - 협주곡, 카텐자, 소나타

Posted at 2011.10.16 12:29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클래식 톡톡



클래식 피플 - 편안하게 들읍시다. 이 글은 미국 작가 에릭 슈트롬의 저서 Relex & Listen 을 기초로 정훈상, 박준용씨가 편역한 글을 클래식 피플 96년 5월호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1. 협주곡에 대하여
2. 음악의 스트립쇼 카덴차 (Cadenza)
3. 소나타(Sonata)는 또 뭘까 ? 



[ 협주곡에 대하여 ]

옛날에는 협주곡이 좀 밋밋한 느낌을 주었지만 요즘의 협주곡은 드라마틱한 요소가 꼭 들어 있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는 많은 협주곡을 작곡해서 혼, 바순, 플루트, 클라리넷, 바이올린, 피아노 협주곡이 있고 정말 들어볼 만하다.


모차르트 협주곡 제5번 (협연 정재룡)


그러나 혹시 여러분이 모차르트 협주곡에서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이나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혹은 바이올린 협주곡 같은데서 느낄 수 있는 그런 것을 찾는다면 애초에 다른 집 문을 두드리는 게 나을 것이다. 모차르트네 집에는 그런 것이 없다.



기본 형식에 관한 한 옛날 협주곡들도 크게 다를 것은 없지만 대조의 기법에서는 그 교묘한 솜씨가 부족한 상태였다. 그래서 낭만주의적인 시도가 없고 한 멜로디를 다른 멜로디와 조화시키기 위해 신중히 노력했다는 느낌만 받는다.

그러나 낭만주의적 협주곡 들을 보면 약한 음을 내는 효과가 많다. 강한 오케스트라의 요란한 울림이 지나면 독주악기는 조용히 살금살금 소리를 낸다. 그리고는 곧 급상승과 급강하, 대단한 열정으로 노래하고 또 소리치면서 나타난다.



이것이 바로 낭만적인 요소인 셈이다. 베토벤을 선두주자로 하는 이런 후기의 협주곡들에서는 직접 독주 악기의 연주 솜씨가 더 많이 발휘된다. 건반위를 미친듯이 질주하던 피아노 주자는 오케스트라 부분 에서 숨을 돌리고 잠시 진정한 뒤에, 다시 묘기를 보일 준비를 한다.

확실히 협주곡은 묘기를 과시하는 것이며 흥행을 위한 최고의 솜씨를 발휘한다. 하지만 그래서 안될 것도 없다. 누구나 그런 묘기를 좋아하고 또 진짜 훌륭한 음악은 그런 기교파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니까... 그건 그렇고, 협주곡은 하모니카부터 그랜드 오르간까지 거의 모든 악기를 상대로 작곡할 수 있다.  그리고 꼭 독주 악기가 하나씩 쓰이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면, 두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협주곡, 바이올린과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협주곡도 있다.



이 때 두개의 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2중 협주곡(Double Conerto), 세 개의 악기를 위한 협주곡을 3중 협주곡(Triple Conerto) 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알아야 할 점은 '더블 콘체르토' 라고 연주가 두배라는 의미가 아니고, 더군다나 오케스트라가 두팀이 나오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저 독주용 악기가 한개 더 등장할 뿐이다.

음악의 여러 형식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혹시 내가 역사적인 진화의 과정을 무시하고 오늘날 나타난 형태쪽으로만 너무 치우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협주곡만해도 그렇다. 협주곡의 고전적인 형식을 진짜로 확립시킨 사람이 모차르트라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보통 수준의 관객에게 히트를 친 것은 기교파들이며, 그들에 의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협주곡이 만들어진 셈이다.



오늘날 인기있는 작품들이 차이코프스키, 그리그, 부루흐, 라흐마니노프, 슈만의 것인데 구태여 협주곡을 만든 것은 모차르트니까 그의 작품도 중요하다고 자꾸 역설하는 것은 조금 다른 의미일 것이다. 사실 모차르트 협주곡은 자주 들을 수도 없고, 레코드 판매도 시원치 않다. 예외가 있다면 'D단조 피아노 협주곡' 인데 그 이유는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중에서 가장 낭만적인 형식에 가까이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차르트네 집에 있는 과자 중 제일 초콜릿이 많이 들어간 것이다.

베토벤 협주곡


베토벤과 브람스는 묘기의 과시나 현란한 것보다는 조금 절제된 작품을 썼다. 그런데 그 이후의 작곡가들을 보면 낭만주의적인 요소나 자기 과시가 훨씬 많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걸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




[ 음악의 스트립쇼 카덴차 (Cadenza) ]

언젠가 음악을 토론할 때 나는 카덴차야말로 음악의 스트립쇼라고 한 적이 있다. 아무튼 카덴차는 협주곡에서 독주 악기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이다.


Oistrakh's Cadenza



협주곡의 어느 부분에서나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는 제 1악장의 끝부분 가까이에서 나오는데, 이걸 살리느라 오케스트라는 아예 멈추든지 부분적으로 조용히 속삭이듯 연주하고, 그 동안 독주 악기의 주자, 다시말해 기교파는 자기가 그 악기로 그 주제에서 보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보여준다. 당연히 카덴차는 광상, 정열, 환상적이다.

옛날에는 카덴차의 위치만 악보에 표시된 채 악보 없이 연주자가 자기의 능력대로 카덴차를 만들어 냈다. 그런데 연주자가 자기의 솜씨로 작품을 쓴 작곡가만큼의 솜씨가 있는 듯이 행세하는 것에 작곡가가 신물이 났는지 점점 작곡가가 아주 어려운 카덴차를 써 놓게 되었다. "어디 얼마나 솜씨가 있는지 이 걸 한번 연주해 봐! " 라고 적혀있는 셈이다.



카덴차의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은 만족스럽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때는 잘게 떨면서 여운을 만들어 원래의 주제로 돌아가기도 하며 협주곡에서는 오케스트라가 다시끼어들게 된다.

이상이 카덴차의 모든 것인셈이다. 어느 작곡가는 아예 작곡을 안하기도 했고, 어떤 작곡가는 매우 어렵게 써 놓고 악기와 연주자의 솜씨를 뛰어나게 만들기도 한다. 카덴차가 항상 멋진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아주 뛰어나게 아름답다. 아니 눈부시다. 그리고 최하로 봐도 언제나 재미있는 부분이다. 협주곡 중에는 연주자가 카덴차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유명한 연주자는 어떤 협주곡에서 원래의 카덴차가 아닌 자기가 만들어낸 카덴차를 쓰는 수가 있는데 그것을 연주하게 될 때면,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 소나타(Sonata)는 또 뭘까 ? ]

소나타를 설명하자면 나도 별 수 없이 구태 의연한 방법을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칸타타(Cantata)가 성악 작품이라는 뜻이듯 소나타는 기악 작품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원칙대로 하자면 모든 기악 작품은 소나타인 셈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소나타는 그게 아니다. 오늘날 소나타라고 하는 것은 한 개 혹은 몇 개의 악기를 위한 어떤 특정한 작곡 형식을 말한다. 이제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고 소나타라는 말이 갖는 양면성을 확실히 알아보자. 원래는 악곡 전체가 소나타이니까 교향곡은 오케스트라를 위한 소나타이고, 3중주곡은 세개의 악기를 위한 소나타, 4중주는 네개의 악기를 위한 소나타인데, 왜 한개 (혹은 몇개)의 악기만을 소나타라고 부르는가 ?

 


소나타라는 말은 아무데나 붙는 것이 아니고, 오케스트라이건 4중주 작품이건 그 제 1악장이 소나타형식으로 되어 있어야만 한다. 드디어 혼동되기 시작한다. 한개 (혹은 몇개)의 악기를 위한 작품을 소나타라고 부르는 게 요즘음의 용어이다. 원래는 기악곡 전체가 소나타였지만, 네개의 악기를 위한 작품은 소나타라고 부르는 대신에 4중주라고 하고,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은 교향곡이라고 한다. 그런데 모두 제 1악장은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다. 무슨 소리인가 ?

이제부터 풀어보자. 우선 음악에는 소나타 형식이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일정한 틀에 의한 주제와 빠르기의 배열을 뜻한다. 교향곡과 4중주 같은 많은 음악 작품들이 제 1악장에 이 소나타 형식을 사용한다. 그러니까 한개의 악기를 위한 작품은 사실상 그 첫 악장만이 진짜 소나타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도 전체를 소나타라고 부른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제 1악장에 적용되는 형식을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이라고 부르고, '소나타'라는 말은 한두 개의 악기를 위한 작품으로 좁게 해석하는 게 좋다. 그래서 이제는 쉽게 얘기할 수가 있다. 교향곡은 첫악장이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으로 되어 있고 4중주도 첫악장이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으로 되어 있으며 소나타도 그 첫악장은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애초에 한개나 몇개의 악기를위한 작품에 소나타란 말 대신 전혀 다른 단어를 붙였더라면 간단했을 텐데...

그러면 이제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앞의 교향곡 부분에서 많이 설명했지만 다시 한번 해보자면, 우선 제 1주제가 소개되고 다음엔 그와 대조되는 제 2주제가 이어진다. 제 1주제는 도미솔이고, 제 2주제는 도레미라고 가정하자. 그리고 이 두 주제를 합해서 A라고 한다면,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에서는 이 A부분이 자꾸 반복된다. 그래야만 듣는 사람의 마음속에 음악의 주제를 확실히 심어줄 수 있게 되는데 이 A부분을 '도입'이라고 부른다.

다음에는 '전개' 부분이 나오는데 그것을 B라고 부르자. 여기서 작곡가는 도미솔과 도레미로 대표되는 멜로디의 주위를 맴돌며, 갖가지 변화를 나타낸다. 더 느려지기도 하고 더 빨라지기도 하며 거꾸로 가기도 하면서 다양하게 변한다. 이렇게 B의 부분이 지나면 다시 A부분으로 돌아간다. 몇가지 변화가 있긴 하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어서 사실상 A부분이 반복되는 셈이다. 이런식으로 작품 전체가 A-B-A의 순서로 배열되는 것이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이다.



그러면 이제 소나타로 돌아가자.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이 아닌 한개 혹은 한두개의 악기를 위한 작품으로서의 소나타 말이다. 물론 여러 악장이 있고,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인 제 1악장 외에 보통은 2, 3, 어떤 때는 4악장까지 소나타의 형식으로 지속될 경우도 있다. 그리고 소나타 형식은 대체로 교향곡에서와 비슷한 방법으로 이루어져, 작곡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전달하기 위해 전체를 구성한다. 여러 악장들은 대개 속도로 대비가 된다. 제 1악장은 빠르거나 생동감이 있고 제 2악장은 교향곡의 제 2악장 처럼 대체로 느리다. 그리고 제 3악장에서는 2악장과 대조를 이루도록 다시 빨라진다.

소나타는 한개의 악기 위주로 씌어진 것이므로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멜로디와 리듬, 악장들 간의 대비, 혹은 서로의 얽힌, 또는 단순한 전개를 제시한다. 그러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같이 두개의 악기를 쓸 때는 두 악기 사이에서 나타나는 차이도 대비 효과에 쓰인다.

이 정도면 소나타와 소나타 형식에 대해 어느 정도 알수 있을 것이고 소나타가 지닌 두 가지 의미도 이해가 가리라 믿는다. '소나타' 란 한개 혹은 몇개의 악기를 위한 음악이며, 교향곡에서 독주에 이를 여러 작품에 사용되는 음악 형식은 '소나타 알레그로' 라고 부르는 것이 편하다.

그런데 불편하게도 그냥 소나타라고 한다. 한가지 더, 소나타 형식 그러니까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이 왜 그리 많이 쓰이느냐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답은 추측과 가정일 수 밖에 없다. 거의 모든 예술과 또 일상 용품에 이르기까지 어떤 형태가 정립이 된 것은 보기에 좋고, 편하고, 손에 맞고, 실용적인 면으로 적용되며, 또 변형된 결과가 지금의 형식인데, 다수가 만장 일치로 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나타 역시 듣는 사람은 많은 것을 얻고 작곡가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충분한 범위를 가진 형식으로 발전된 것인데, 조금 배열이 달라졌을 수도 있고, 그것이 일반적인 형식으로 될 수 도 있었던 일이다.

소나타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한 가지 덧붙일 것은 '코다(Coda)' 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여러분도 들어봤음직한 이 코다란, 교향곡이나 소나타 혹은 그외 어떤 음악이건 첫 악장의 끝에 붙어 있는 부분이다. 물론 작곡자의 의도에 따라 코다가 없을 수도 있다. 코다라는 말의 뜻은 '꼬리'이며, 작품에서 확실하게 끝났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것일 뿐이다. 옛날 정통 서부 영화를 보면 끝장면은 거의가 주인공이 말을 타고 석양을 향해 떠나는 것인데 이게 말하자면 코다인 셈이다.

'머리 긴 아저씨들'의 음악에서도 이런 것이 끝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은 나름대로 중요성이 있었고, 또 인상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하길 기껏해야 어떤 악장이 끝난다는 표시일 뿐이니 별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일단 쓰이는 용어이고 보면 알아두어서 나쁠 것은 없다. 모든 교향곡과 소나타에서 첫 악장의 끝에 꼬 코다를 쓰는 것은 아니지만 꽤 많은 작품에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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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타, 포르테, 액센트의 차이는... 가격차이??? 일상에서 쓰이는 클래식 용어를 찾아서~소나타, 포르테, 액센트의 차이는... 가격차이??? 일상에서 쓰이는 클래식 용어를 찾아서~

Posted at 2011.10.09 19:25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클래식 톡톡


일상 생활에서 우리는 의외로 많은 클래식 용어를 사용합니다.
세레나데, 소나타, 칸타타, 랩소디, 칸타빌레, 아다지오, 알레그레토, 피아니시모 등등...
의외로 이 중에서 우리가 들어본 용어들이 많이 있습니다.



소나타, 포르테, 엑센트... 바로 자동차 이름으로 쓰이고 있고요...
칸타타모 커피 브랜드 이름으로 쓰이고 있죠.

여하튼 어떤 뜻인지 잘 알듯 모를듯 한 이 용어들...



일단 가볍게 시작 하도록 하겠습니다.

소나타(Sonata)
여러 악장으로 이루어진 기악을 위한 독주곡 또는 실내악을 의미합니다.


 

베토벤의 달빛 소나타(월광 소나타)


 

칸타타(Cantata)
성악곡의 하나로 악기 반주가 동반되는 악곡의 형식이며 '노래한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유래하며 소나타와 반대되는 말로 쓰입니다.


그라시아스 합창단 2009 크리스마스 칸타타 어린이 율동(이제 곧 12월... 크리스마스죠. 아직 멀었나... ㅜㅜ)

아리아(Aria)
노래(air)라는 뜻으로 오라토리아, 오페라등 대규모 성악 작품에서 주인공의 독창 부분을 말합니다.

카덴차(Cadenza)
협주곡에서 오케스트라 연주가 멈추면서 독주자 혼자 기량을 선보이는 부분, 원래는 연주가가 즉흥적으로 해야 되나 작곡가가 써 넣는 경우가 많습니다.


Leo BROUWER: "Cadenza" from GISMONTIANA from GuitArt Intern. Group on Vimeo.

Leo BROUWER: "Cadenza" from GISMONTIANA



레퀴엠(Requiem)
라틴어 '안식(requies)'에서 유레한 말.
죽은 사람을 위한 미사에 연주되는 무겁고 침울한 예식 음악.
진혼곡이라고도 합니다.



미뉴에트(Minuet)
menu(작은) 이라는 말에서 유래.
우아한 3박자의 프랑스 춤곡으로 루이 14세가 베르사유 무도회에서 처음으로 추었다고 합니다.





비제_아를르의 여인_미뉴에트


스케르초(Scherzo)
고전주의 시대에는 미뉴에트 악장이 주로 사용되었다면, 이후 시대에는 스케르초가 미뉴에트를 대신하였습니다.

세레나데(Serenade)
소야곡(小夜曲)
저녁에 식사 후에 가볍게 모여서 듣는 짧은 여러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소규모의 관현악곡을 일컫습니다.





Schubert "Serenade"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

사교모임을 위해 야외에서 연주되는 여러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 소규모의 관현악곡, 세레나데와 형식이 비슷합니다.



서곡(Overture)
오페라, 발레 무대에서 막이 오르기 전에 오케스트라가 먼저 연주하는 음악.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베릴리아의 이발사>, <카르멘> 등...

랩소디(Rhapsody)
본 뜻은 서사시의 한 부분이라는 뜻이나 일정한 형식을 따르지 않는 자유분방한 환상곡을 가리킴.
민요등의 단순한 주제로 민속적 색채를 가진 것이 많습니다.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랄로의 <노르웨이 광시곡> 등이 있습니다.



Martha Argerich plays Brahms Rhapsody in B minor



벨 칸토(Bel Canto)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 입니다.
가사 내용의 전달보다는 소리 자체의 아름다움이나 성악가의 기교를 발휘활 수 있도록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콜로라투라(Coloratura)
고음의 빠르고 기교적인 선율을 처리하는 소프라노의 한 종류, 또는 그 창법을 가리킵니다.

아직 클래식 용어를 모두 소개해 드린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클래식 용어를 찾아서 소개해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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