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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음악회 Talk Talk/홍승찬교수의 클래식 톡톡

[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소야곡"과 "세레나데"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소야곡, 소화제, 세레나데-

by 비회원 2012. 2. 8.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3)
-소야곡, 소화제, 세레나데-

여러분, 혹시 남인수 선생이 부른 애수의 소야곡을 기억하십니까? 일제 강점기를 지나 지금까지도 그 생명을 잃지 않고 있는 우리 민족의 애창곡이지요. 아마도 우리의 가요사를 아무리 짧게 요약한대 해도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명곡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클래식 음악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해놓고 가요타령이 무슨 뚱딴지냐구요? 사실은 세레나데를 소개하려니 소야곡이 생각났고, 소야곡이라면 애수의 소야곡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이쯤 되면 짐작하셨겠지만 소야곡은 세레나데를 한자어로 풀어쓴 것입니다. 근대화 과정에서 서양의 말을 한자어로 옮겨 놓는 일은 대부분 일본 사람들의 손으로 이루어졌으니 이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남인수(南仁樹) - 애수의 소야곡 (Nam In Soo - Sorrowful Serenade, 1938)

소야곡과 세레나데

小夜曲, 작을 소, 밤 야, 가락 곡을 붙여놓은 말이니 풀어쓰자면 밤에 듣는 작은 음악이라고 해야 하겠지요. 그렇다면 세레나데의 뜻이 바로 이러하다는 말인데, 우리가 평소 알고 있는 세레나데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군요. 세레나데라면 흔히들 연인의 창가에서 기타를 뜯으며 부르는 구애의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물론 연인의 창가에서 부르는 노래도 세레나데지만 음악사에서는 특별히 18세기에 유행했던 기악합주곡을 세레나데라고 부른답니다.



그 당시 세레나데는 저녁 잘 먹고 한 자리에 둘러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며 편안하게 들으려고 만든 음악이었습니다. 그러니 지나치게 어렵거나 긴 음악은 이런 분위기기에 맞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이든이나 모차르트의 세레나데들은 하나같이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는 곡들입니다. 악기편성도 간단하고 악곡의 구성도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저 이런 저런 형식의 짧은 악장들을 죽 이어 놓았을 따름이지요. 말하자면 배불리 먹은 저녁을 소화시키면서 가벼운 수다를 떨기에 적합한 음악인 셈입니다. 다시 말해 소화를 돕기 위한 한 잔의 차, 혹은 소화제가 바로 세레나데입니다.

 

소화를 돕기 위한 음악 - 소화제

설마 음악을 소화제라고 생각했을까 의아하겠지만 그 시대에 유행했던 다른 음악들의 처지를 살펴보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당시의 상황을 받아들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 무렵 세레나데와 가장 비슷한 형태와 용도로 만들어진 곡이라면 디베르티멘토가 있었습니다. 그 말은 기분전환용 음악이라는 뜻이니 좀 더 깊이 따지자면 음악을 그저 가벼운 오락거리 정도로 여겼다는 것이지요.



생계를 위한 일에서 벗어나 있는 귀족들에게 있어 음악은 무료한 시간을 달래주고 삶의 빈 공간을 채워주는 장식품일 따름입니다. 낮이나 밤이나 음악은 그들이 머무는 곳 주변을 맴돌면서 그들의 따분한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어야 했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삶에 끼어들거나 생각의 한 가운데를 차지할 수는 없었습니다. 때로는 기분전환을 위해서, 그리고 심지어는 소화를 돕기 위해서도 음악이 있어야 했고 가끔은 누군가에게 스스로의 재력과 고상한 취향을 자랑하기 위해 음악을 필요로 했지만 음악을 가슴 속 깊이 갈구하기에는 너무나 익숙한 환경일 따름입니다.


 

작은 밤의 음악... 세레나데 = 소야곡

18세기에 만들어진 세레나데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라면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독일어로 클라인이라면 작다는 뜻이고 나흐트는 밤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무지크가 바로 영어의 뮤직, 즉 음악이라는 뜻이니 이것이야말로 일본 사람들이 한자어로 옮겨놓은 세레나데의 뜻, 소야곡과 딱 들어맞는 이름이군요. 다시 한번 정리해 보기로 하지요. 세레나데를 독일어로 바꾸면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 무지크가 되고 이것을 다시 한자어로 옮겨 놓으면 소야곡이 됩니다.

 



글 : 홍승찬 교수
편집 :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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