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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톡톡/심심타파!

Luca Colombo " Playing The Beatles "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0. 1.


캠핑을 떠난 늦은 밤

네비게이션에 의존해 운전을 하고 있는데, 그만 전선접촉불량인지 먹통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직 갈려면 한참이나

남았는데요. 할 수 없이 이 산 속 어딘가에 본능적인 후각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왔던길 3번 오다보니,

이젠, 가까운 민박집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찾아가 봅니다. 그런데 길 한켠에 있는 저 곳이

왠지 모르게 저를 부르는 것 같습니다. 마치 블랙홀에 빨려가듯이 그 곳에 와보니, 이런 곳이 있나 싶습니다.

우리가 있기엔 비교적 넓은 평평한 평지와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시냇물소리, 그리고 별이 빛나는 하늘.

'이것이야 말로 진짜 야영이다' 라는 생각에 짐짓 이렇게 우연히 놀라운 사이트를 발견한 내 자신이 너무나

자랑스러웠습니다.

 

위에 글은 제가 지어낸 글입니다. 바로 이 앨범을 듣고 나서 느낀점과 거의 비슷합니다.

뭐 없나 싶은 심정으로 중고음반가게의 음반들을 들여다보다 손에 걸리는게 있었는데 바로 이 음반이였습니다.

많고 많은 비틀즈의 여러 버전들중에 하나겠구나, 생소한 연주자이긴 해도 비틀즈를 어떻게 연주하나 보자라는

맘에 집어 들었는데요. 음악을 틀고 얼마안가서 '심봤다' 아니 폴짝폴짝 뛰고 싶은 심정이였습니다.


 

Luca Colombo

부클릿을 보면 국내에선 생소한 연주자이지만, 이탈리아내에선 최고의 기타세션으로 인정을 받는가 봅니다.

게다가 자만심이나, 삐뚤어져 보이는 태도같은 것은 전혀 찾아 볼수도 없고, 오히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장비들에 관한 상세한 설명이라든지, 세션활동중에 잠시 기타스쿨의 강사로서의 이력등 진지한 자세로

기타를 바라본다고 합니다.

 

왜 비틀즈?

이런 루카 콜롬보의 첫 앨범을 왜 비틀즈를 선택했을까요? 답은 없지만, 아마도 어렸을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밴드였기 때문이였을 거라 추측이 됩니다. 1966년 생인 루카콜롬보 역시 유년시절에 비틀즈열품이 아직

가시지 않은 때에 자랐던 샘이니까, 어쩌면 긴 세션 활동 내내 머리속에 담아왔던 것을 실현하고자 함이였을

겁니다. 어쨌든 비틀즈의 곡을 오케스트라나 성악 등 여러버전으로 발매가 되고 있는데, 굳이 여기에 또 한장

추가되는 것은 첫 앨범 치고는 자신감의 표현일수도 있겠지만, 무모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인기를 떠나 결과적으로 아주 성공적인 앨범으로 보여집니다.


투명하고 탄력있는 기타사운드와 비틀즈의 아름다운 선율은 분명 우연히 만난 숲속 어딘가보다 좋습니다.

게다가 녹음도 아주 우수한 편입니다.

진정 지금이야 말로 음악을 들을 때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