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여대1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 이야기] 나의 아버지, 테너 홍춘선 어려서 살던 집엔 대문 옆에 화장실이 따로 하나 더 있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홀로 새벽에 일어나 화장실 창문을 열고 담배 연기를 뿜으며 짜릿한 일탈을 만끽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누군가 화장실 문을 연거푸 노크하더니 다급하지만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엄마 깼다." 아버지였습니다. 벌써부터 알고 계셨지만 모르는 척 하셨던 겁니다. 그날 이후로 담배를 끊었습니다. 입시를 앞둔 고 3 무렵도 마냥 느긋하기만 했습니다. 일요일 점심을 먹고 잠들어서는 해질 때까지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잠결에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 한참을 지켜보며 서 있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부시시 눈을 비비며 일어나 앉았더니 아버지였습니다. 안방으로 건너오라 하시기에 정말이지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으시겠구나 생각했.. 2017. 2.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