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작곡가 멘델스존. 하이든이 세상을 떠나던 해에 세상에 태어난 멘델스존을 아시나요?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작곡가 멘델스존. 하이든이 세상을 떠나던 해에 세상에 태어난 멘델스존을 아시나요?

Posted at 2012.06.21 11:38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홍승찬교수의 클래식 톡톡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27)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작곡가 멘델스존

 

 

[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1809, 하이든이 세상을 떠나던 바로 그 해에 멘델스존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같은 해 한 사람은 죽고, 한 사람은 태어난다는 것부터가 서로 상반된 운명이지만 그것 말고도 두 사람의 삶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아마도 음악사에 이름을 남긴 작곡가들 가운데 가장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나 자란 이가 하이든이었다면 멘델스존은 아마도 가장 부유하고 유복한 환경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누렸던 경우였을 것입니다. 그의 집안이 당시 독일에서도 손꼽히는 재력가였으니 오늘날로 치자면 재벌집의 귀한 아들이었던 것입니다.

 

 

이 미소녀... 아니 미소년은???

젊은날의 멘델스존의 초상화[멘델스존 13세]

 

부유한 은행가의 집안에서 태어나 경제력과 교양을 두루 갖춘 부모덕에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는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 주어진 그 많은 것들 가운데 음악을 택한 것은 부모의 뜻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다른 길을 강요하지는 않았습니다. 말하자면 멘델스존은 스스로가 타고난 재능에다 본인의 의지와 노력, 완벽한 환경까지를 갖춘 행운아였습니다. 거기에 넉넉한 인품과 온화한 성격까지 지니고 있어 당대의 음악가들은 물론이고 각계각층의 여러 사람들과 가까이 지내면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무엇 하나 남부러울 것 없었던 멘델스존도 건강만큼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던지 38세의 아까운 나이로 삶을 마쳐야 했습니다. 어찌 보면 이것 역시 일흔을 넘어 살았던 하이든과는 상반된 운명이었던 것이지요. 두 사람의 삶의 여정은 그토록 달랐지만 온화하고 넉넉한 인품과 그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작품 세계는 서로 일맥상통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주어진 환경이 사람의 성격과 삶을 결정짓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세월에는 장사 없구나... 중년의 멘델스존

 

흔히 사람들은 그가 남긴 작품들이 그의 평탄했던 삶과 무난했던 성격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 절실하거나 치열한 그 무엇인가가 빠져 있다고들 합니다. 멘델스존의 음악에서 그다지 새롭고 도전적인 시도가 보이지 않고 대체로 밝고 낙천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것을 두고 사람들은 그가 살았던 삶과 그의 성격을 결부시켜 설명하려는 것이지요. 그래서 모차르트와 슈베르트를 놓고는 조금만 더 오래 살았다면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업적을 남겼을 것이라며 온갖 추측을 다하면서 멘델스존에게는 또 다른 음악세계의 가능성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만약 멘델스존이 베토벤처럼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더라면 불굴의 의지를 불태웠을까요? 물론 아니라는 대답이 옳다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하지만 환경이 바뀐 만큼 어떤 식으로든,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는 그의 음악도 달라졌으리라는 것은 너무나도 분명합니다. 고난과 역경이 베토벤 음악의 밑거름이 된 것은 틀림이 없지만 그것을 극복할 의지가 없고 그것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남다른 재능이 없는 사람에게 시련은 견디기 힘든 고통과 회복할 수 없는 상처만을 남길 뿐입니다. 반대로 아무리 모든 것을 다 갖춘 환경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자신에게 맞게 십분 활용할 줄 아는 지혜가 없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스스로를 나태하게 만드는 독약일 뿐입니다. 그래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지만 좋은 환경이 약속하는 나태한 삶의 유혹을 뿌리치고 스스로를 단련해서 무엇인가를 성취하는 사람도 드물게 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마치 넉넉한 환경이 남 사정을 헤아릴 줄 아는 여유와 아량을 만든다는 말이나 힘겹게 살아본 사람이라야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도울 수 있다는 말이 모두 다 틀린 말이 아닌 것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멘델스존의 와이프입니다. 멘델스존이 19세기 꽃미남 이라고 하던데...

예쁜 얼굴에, 완전 부잣집 아들에, 게다가 천재성까지~ 19세기의 엄친아가 아닐까요?

 

어찌되었든 멘델스존은 자칫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아도 안락한 삶이 보장되는 환경의 유혹을 극복했고 스스로가 겪어보지 못한 다른 사람들의 사정과 형편까지도 헤아리고 보살필 줄 아는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는 늘 작품 속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담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무엇인가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그 유명한 바이올린 협주곡을 만들 때도 바이올리니스트 다비트의 조언에 귀 기울였습니다. 작곡도 중요했지만 그만큼 중요한 일이 너무나도 많았고 그것들을 다 감당할 수 있을 만큼 능력과 열의도 대단했습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 자신이 맡은 악단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고 교육자로서 음악학교를 세워 후학들을 길러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바흐와 같은 선배 작곡가를 찾아내서 세상에 알렸을 뿐만 아니라 서로 교류했던 많은 동료 음악가들이 뜻을 펼 수 있도록 힘쓰기도 했습니다. 한동안 잊혀졌던 바흐의 음악을 찾아내서 사람들에게 알린 장본인이 바로 멘델스존이었고 또 바흐의 고장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면서 그곳에 라이프치히 음악원을 설립한 것도 멘델스존이었던 것입니다.

 

 

사진 출처 : 론리플렛 매거진 코리아.

 

남에게 관대한 사람들은 스스로에게는 엄격하기 마련입니다. 멘델스존이 바로 그랬고 그래서 제대로 건강을 돌보지 못하고 그렇게 일찍 세상을 등져야 했습니다. 남의 작은 허물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큰 허물도 어물쩍 넘어가기 마련입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좋은 점들을 애써 외면하려고 합니다. 그것을 인정하고 나면 그렇지 못한 스스로가 너무나도 초라해지기 때문입니다. 멘델스존을 지나치게 폄하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로 독창성을 운운하면서 크게 새로운 것이 없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새로운 것을 만들지 못해서가 아니라 애써 만들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의 입장은 전혀 알지 못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으니 멘델스존의 생각으로는 차라리 옛 것을 찾아 미래의 초석을 삼으려 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래서 모두들 새 것에만 신경 쓰고 있을 때 바흐를 찾아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흙속에 뭍인 보석을 발견해서 온 세상에 그 빛을 발하도록 하는 것이 독창적이지 않다는 것입니까. 자신만이 홀로 남다른 생각을 키워가기 보다는 능력 있는 또 다른 누군가를 찾아 그런 기회를 주려고 백방으로 힘쓴 것이 어떻게 스스로를 갈고 닦은 것보다 못하다는 것일까요. 그리고 학교를 세워 미래의 초석을 닦은 것이 작품을 만들어 후대에 남기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입니까.

 

 

 

 

사람들은 왜 작곡가 멘델스존을 벗어나 음악학자이며 지휘자인 멘델스존을 이야기하고 음악교육자 멘델스존을 이야기하지 않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비교를 강요합니다. 그것도 누군가의 모든 것을 두루 비교하는 것도 아니고 둘도 아닌 하나만을 앞세워서 비교하려고 듭니다. 비교를 통해 서로 다른 점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면서 사고의 폭을 넓히고 삶의 여유를 얻는 것이 아니라 우열을 가리고 선택을 부추깁니다. 그래서 너무나도 쉽게 무엇인가를 버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누군가를 비난합니다.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일류병도 따지고 보면 성급하고 잘못된 비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과외를 시키고 넓은 공부방을 준다고 해서 모두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몰아 부치고 다그친다고 의욕이 생기고 투지가 불타는 것도 아닙니다. 공부를 못하면 그것 말고 달리 잘하는 것이 있을 것이고 남들이 가지지 못한 그것이야말로 이 세상에 가장 값진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문제는 무엇을 가졌는가가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가진 것을 얼마나 키워서 어떻게 나누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멘델스존이야말로 낭만주의 시대를 통틀어 가장 값진 삶을 살다가 간 사람이었습니다.

 

 


 

Sarah Chang: Mendelssohn Violin Concerto Mvt.1 Part1

멘델스존의 작곡 중 유명하다는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글 : 홍승찬 교수
편집 : 신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에 나온 음반소개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에 나온 음반소개

Posted at 2012.06.12 10:41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클래식 톡톡

전직 의사이자 현재 풍월당의 주인장이신 박종호님의 책입니다.

나름대로 워낙 많이 알려진 것이라 딱히 설명할 것은 없지만, 지은이의 클래식에 대한 사랑이

지은이의 것만이 아니라 읽은 사람 모두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매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클래식에 문외한이더라도 이 책을 읽어 본다면 그 매력을 조금이나마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전작의 경우 작곡가위주로 쓰여있다면, 2권은 연주자와 지은이 박종호님의 개인적인 사연을 위주로

쓰여 있습니다.

아무래도 클래식이다 보니, (=오래되다 보니) 사연이 많긴 많습니다.

각 단원하나하나 추천음반을 들으면서 읽고 싶은 맘이 굴뚝 같습니다.

저자가 사랑하는 클래식 이라는 책을 읽다보면, 나도 그 클래식을 사랑할 것 같습니다.

 

(부록) 나만의 추천음반중에 내 wish list

- 브루흐(콜 니드라이)외 /킹레코드/ 게리카, 하먼 루이스

- 게리 카 명언집-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 /킹레코드

- 베토벤 3중 협주곡, 브람스 2중 협주곡 EMI

- 박경숙이 연주하는 러시아로망스 /굿 인터내셔널

- 보칼리제, 러시안 로망스 / DG /미샤 마이스키, 파벨 길리로프

- 슈베르트 / 현악 4중주곡 제13번(로자문데), 제14번(죽음과 소녀) / 알반 베르크 4중주단 / EMI

- 말러 / 교향곡 제2번 (부활) / DG / 길버트 카플란

- 라카토시 - 몬티 (차르다시) 외 / DG

- 하이든 / (십자가 위의 일곱 말씀) / CCn'C

- 바그너 / (무언의 반지) / 텔락 / 지휘:로린 마젤

- 모짜르트 / 바이올린 협주곡 전진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 DG / 안네소피무터

- 쇼팽 / 왈츠집 / 디노 리파트 / EMI

 

 

어찌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은 내용이지만, 자기만의 추억과 더불어 재미있게 쓰여져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3권에서 추천하는 음반중에 wish list는

 

노리미트(텔덱) - 트럼펫 :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

트럼펫 협주곡(텔덱) - 트럼펫 :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

카르멘판타지(텔덱) - 트럼펫 :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 (트럼펫으로 연주하는 치고이너바이젠은 얼마나 좋길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1번,제4번(DG) - 피아노 : 랑랑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5번 '황제' (DG) - 피아노 : 엘렌 그리모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제2번외(텔덱) - 피아노 : 엘렌그리모

슈베르트 '네 개의 손을 위한 피아노작품집'(클라베스) - 피아노 : 듀오 크롬랭크

사랑의 꿈(유니버설) - 바리톤 양준모

슈만 피아노 4중주곡, 브람스 피아노 5중주곡(SONY) - 피아노 : 글렌굴드 / 줄리어드 현악 4중주단

가사없는 오페라(DECCA) - 피아노 : 장이브 티보데

쇼팽 녹턴 (BMG) - 피아노 :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쇼팽 녹턴 (DG) - 피아노 : 마리아 조앙 피레스

쇼팽 녹턴 (필립스) - 피아노 : 클라우디오 아라우

슈베르트 즉흥곡(DG) - 피아노 : 마리아 조앙 피레스

쇼팽 (DG) - 피아노 : 마리아 조앙 피레스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6번 '비창' (필립스) - 발레리 게르기예프/키로프 오케스트라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6번 '비창' (DG) -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베를린 필하모닉

저자가 느꼈던 부분과 내가 다르게 느끼는 부분 그리고 같은 곡 다른 연주도 비교해 볼만한 것 같습니다.

신고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포탄과 총알을 몸으로 막아낸 음악가들의 용기.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를 알고 계시나요?[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포탄과 총알을 몸으로 막아낸 음악가들의 용기. 사라예보의 첼리스트를 알고 계시나요?

Posted at 2012.05.16 11:25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홍승찬교수의 클래식 톡톡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18)
포탄과 총알을 몸으로 막아낸 음악가들의 용기

 

 


캐나다의 작가 스티븐 갤러웨이의 소설 사라예보의 첼리스트가 우리말로 번역되어 출판되었습니다. 작가는 이 글을 통해 20세기의 끝 무렵을 피와 멍으로 물들이며 우리 모두를 부끄럽고 아프게 했던 보스니아 내전의 참상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기록과 흔적을 조사한 자료와 더불어 생존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씌어진 이 소설은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를 포위하고 점령했던 세르비아계 무장 세력들이 자행한 만행을 고발하고 그 때문에 상처받고 희생당한 사라예보 시민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사라예보의 첼리스트라는 소설의 제목은 당시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총탄이 쏟아지는 거리 한 복판에서 연주를 했던 한 첼리스트 사연에서 비롯되었지만 사실 소설의 내용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1992527,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사라예보 시민들을 향해 세르비아계 민병대가 쏜 포탄이 떨어졌고 이 포격으로 어처구니없게도 무고한 시민 2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참사가 있던 다음날 오후 4시에 한 남자가 큰 가방을 들고 그 자리에 나타났습니다. 저격병들의 수많은 총구가 일제히 그를 향하고 있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방에서 천천히 첼로를 꺼냈습니다. 그리고는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를 연주했습니다. 요란하던 총성은 점점 잦아들었고 총알을 피해 건물 안에 숨어있던 사람들은 혹시나 하는 걱정과 설마 하는 기대를 안고 창가로 다가섰습니다. 놀랍게도 총성은 멎었고 이후 22일 동안 매일 같은 시각에 같은 일이 되풀이되었습니다.

 

 

이런 무모한 일을 벌인 주인공은 사라예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첼리스트였던 베드란 스마일로비치였습니다.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22명의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22일 동안 매일 같은 시간 사건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연주를 했던 것입니다. 그의 이런 용기 있는 행동과 연주는 사라예보 시민들에게 희망과 의지를 심어주었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시민들의 사기가 오를까 두려웠던 세르비아 점령군은 스마일로비치를 쓰러뜨리기 위해 저격병을 보내기로 했고 이에 맞선 시민 저항군은 국가대표 사격선수 출신의 여성 저격수에게 그를 보호하도록 임무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세르비아 저격병의 총구는 불을 뿜지 않았고 스마일로비치는 처음 마음먹었던 대로 22번의 연주를 아무 탈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상대편 저격수의 응사가 두려워 저격을 꺼렸을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연주자의 용기와 음악의 감동이 세르비아 저격병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같은 해 중동에서는 걸프전이 벌어졌고 역시 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사지가 멀쩡하게 살아 있는 나머지 사람들은 날마다 죽음보다 더한 공포와 싸워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라크의 공격으로 두려움과 절망을 나날을 보내는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용기 희망을 주고자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주빈 메타가 목숨을 건 연주회를 감행했습니다. 이라크의 미사일 공격은 주로 야간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들은 그 시간을 피해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공연을 알리면서 방독면을 지참하도록 부탁했습니다. 언제 공습경보가 울려 방공호로 대피해야 할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공연장 안에는 방공호에 수용할 수 있는 숫자의 청중들만 들어올 수 있었기 때문에 3천여석의 객석 가운데 겨우 수백 석만 채워졌지만 포화 속에서 연일 이어지는 연주회는 점점 세계인들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교향악단과 지휘자의 숭고한 용기와 헌신에 감동한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전쟁 중인 이스라엘로 날아와서 연주회에 동참했기 때문입니다. 아이작 스턴, 예핌 브론프만, 다니엘 바렌보임, 이차크 펄만 등 내로라는 유태계 음악가들이 이 무대에 섰습니다. 공연 도중 울리는 공습경보 때문에 청중들이 방독면을 쓰고 흩어졌다 다시 모이기를 반복했고 음악가들도 도저히 집중을 할 수 없는 악조건이었지만 음악회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뜨거웠습니다.

 

 

 

 

위의 사례와는 달리 전쟁 중인 적군이 상대국의 음악가를 음악으로 감동시키고 위로했던 뜻밖의 경우도 있습니다. 올해로 서거 200주년을 맞이한 작곡가 하이든이 세상을 떠난 1809, 오스트리아는 나폴레옹 군대의 침공을 받았고 하이든이 몸져누웠던 수도 비인도 프랑스 군대의 포격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하이든의 집 근처에도 포탄이 떨어졌지만, 나폴레옹은 자신의 군대로 하여금 하이든의 집 둘레를 경비하도록 했습니다. 임무를 받은 경비병 가운데 한 프랑스 군인이 하이든의 집을 방문하여 그와 그의 음악에 대해 경의를 표했고 죽음을 앞둔 하이든에게는 나폴레옹의 배려와 그 병사의 방문이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 장병은 하이든이 말년에 작곡한 오라토리오천지창조에 나오는 아리아 한 곡을 불렀고, 노래를 들은 하이든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데 노래를 불러 병상에 누운 위대한 음악가를 감동시켰던 이 프랑스인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전사했고, 하이든도 그가 죽은 지 며칠 안 되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이든의 서거 소식을 들은 프랑스 군대는 시신을 실은 영구차 뒤를 열을 지어 따랐습니다. 전쟁 중이었지만 오스트리아인과 프랑스인은 모두 한 마음으로 세상을 떠난 위대한 음악가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

 

 

 

 

이처럼 음악은 인류가 만든 가장 큰 재앙이라는 전쟁마저도 극복할 만큼 큰 힘을 가지고 있나봅니다. 아마도 그 힘은 음악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겨 있는 배려와 사랑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쟁도 이길 정도라면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사소한 다툼이나 갈등을 치유하고 봉합하는 데 음악만큼 확실한 처방이 달리 또 있을까요? 미움과 상처가 없고 갈등과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갈망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를 들려드립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평화를 빕니다.

 

 

 전자바이올린 연주가 박은주 ** 알비노니아다지오

 

 

Albinoni - Adagio in G-Minor, Vesselin Demirev, violin - dedicated to Ogi

 

 

글 : 홍승찬 교수
편집 : 신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위기에서 빛을 발한 하이든의 유머 / 위기에 여유와 유머로 갈등을 극복하고 마음의 평정 찾는 법[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위기에서 빛을 발한 하이든의 유머 / 위기에 여유와 유머로 갈등을 극복하고 마음의 평정 찾는 법

Posted at 2012.04.06 07:30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홍승찬교수의 클래식 톡톡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9)
위기에서 빛을 발한 하이든의 유머

 

 


 

2009년은 작곡가 요제프 하이든이 세상을 떠난 지 20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그래서 지구촌 곳곳에서 이를 기념하는 음악회가 열렸는데,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사람들의 관심을 끈 연주회가 바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 음악회였습니다. 해마다 요한 시트라우스의 왈츠나 폴카를 중심으로 무대를 꾸몄지만 2009년은 아무래도 하이든의 서거 200주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나봅니다.

 

작곡가 요제프 하이든

 

다니엘 바렌보임이 지휘봉을 잡은 이번 연주회에서 빈 필은 고별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하이든의 교향곡 454악장을 연주했는데, 이 곡의 배경을 모르고 연주실황을 보신 분이 있다면 아마도 어리둥절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빠른 악장이 느려지면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하나 둘씩 차례로 악기를 들고 무대 뒤로 사라지더니 급기야 바이올린 연주자 두 사람만 남게 됩니다. 당황해서 지휘대를 내려와 단원들 사이를 드나들던 지휘자 바렌보임은 끝까지 남은 악장 곁에 나란히 앉아서 머리를 쓰다듬는 시늉까지 하며 비위를 맞추지만 그마저 끝내 자리를 뜨고 맙니다. 그렇게 어이없이 연주가 끝이 나지만 객석에 앉은 청중들은 시종 웃는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지휘자와 단원들 사이에 충돌이나 불화가 있었나 싶지만 사실은 모두 사전에 연출된 해프닝입니다. 지휘자의 연기 말고는 원래부터 이렇게 연주해야 하는 곡입니다.

 

 
하이든의 교향곡 45번 고별.

 

하이든 시대의 음악가들은 주로 왕족이나 귀족들에게 고용되어 그들의 성이나 저택에 머물면서 그들이 원하는 음악을 작곡하거나 연주했습니다. 하이든을 고용했던 에스테르하치 후작은 여름이면 자신의 집에서 멀리 떨어진 별궁에 기거하면서 더위를 피했는데 이 때는 하이든뿐만 아니라 하이든의 책임 하에 맡겨져 있었던 다른 악사들까지도 함께 가야 했습니다. 주인인 후작이야 당연히 가족들을 동반했겠지만 하이든과 다른 악사들은 그 기간 동안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해야 했으니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런데 1772년 여름에는 무슨 일인지 예정되었던 두 달을 채우고도 한참이 지났지만 도대체 돌아갈 기색이 보이지 않았고 악사들의 불만은 턱밑에까지 차오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하이든은 조심스럽게 후작에게 이런 사정을 전했지만 후작은 오히려 다시 거론하지 말라는 명을 내릴 뿐이었습니다. 고심 끝에 하이든은 다른 방법으로 후작의 마음을 돌릴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이 주 만에 서둘러 완성한 곡이 바로 고별 교향곡이었습니다. 마지막 악장에 이르자 악사들은 하나 둘씩 보면대 위의 촛불을 끄고 자리를 떠났고 마지막 남은 두 사람이 사라지면서 음악도 사라지게 됩니다. 그 때서야 하이든의 의도를 알아차린 후작은 당장 떠날 차비를 지시하였고 마침내 그들 모두 기다리는 가족에게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년에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치 후작 가문과의 계약이 끝나 자유를 얻게 됩니다. 후작에게 봉사하던 30여년 세월 동안 하이든의 업적과 명성은 바다 건너 영국에까지 전해졌고 잘로몬이라는 흥행사의 주선으로 영국을 방문한 하이든은 자신에게 열광하는 영국민들의 거국적인 환영에 놀라게 됩니다. 이를 계기고 말년의 교향곡들은 주로 영국에서의 연주회를 위해 작곡하였는데 그 가운데 놀람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교향곡 94번에 얽힌 일화에서도 하이든의 유머와 여유를 읽을 수 있습니다.

 

 

 

영국의 귀족들과 부호들이 비록 하이든에게 경의를 표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의 음악을 십분 이해하고 경청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음악을 즐기기보다는 사교를 위해서, 혹은 남에게 과시하려는 생각에서 연주회장을 찾는 사람들은 그 때도 많았나봅니다. 게다가 푸짐한 만찬에다 디저트까지 먹었으니 음악을 들으면 졸음이 쏟아졌을 텐데 특히 화려한 의상과 값비싼 보석으로 치장한 귀부인들이 더했던 모양입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예술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면 모멸감을 이기지 못해 분통을 터뜨려야 마땅하겠지만 하이든은 이런 상황에서도 기지를 발휘하게 됩니다.

 

하이든 놀람교향곡 2악장

 

느린 2악장을 아주 조용하게 시작하다가 갑자기 팀파니가 가세한 모든 악기들이 동시에 커다란 소리를 내게 만든 것입니다. 당연히 객석에서 졸고 있던 수많은 청중들은 영문도 모른 채 기겁을 했을 터이지만 결국은 청중들이나 작곡자, 심지어는 오케스트라 단원들까지 웃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영국에서 가지게 된 스스로의 위상이나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의식했더라면 연주회가 아닌 다른 자리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낼 수도 있었고 점잖게 핀잔을 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가장 잘 다룰 수 있고 누구와도 쉽게 소통할 수 있는 음악으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은근히 빗대어서 전달했던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칫 심각해질 수도 있는 상황을 부드럽고 유쾌하게 만들었고 다른 누구와도 얼굴 붉힐 필요 없이 자신의 견해를 관철시킬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능력이면서 또한 존경할 만한 처신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너무나도 어려웠던 어린 시절의 열악한 환경이, 그리고 또 하이든을 평생 괴롭혔던 부인의 잔소리가 그를 이처럼 단련시켰는지도 모릅니다.

 

 

누구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지만 스스로 역경을 이겼고, 그 시대 다른 누구보다 위대한 업적을 남겼지만 늘 성실과 겸손을 잊지 않았던 하이든은 예기치 않은 위기마다 여유와 유머로 갈등을 극복하고 마음의 평정을 되찾았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고 하는 2009, 우리 모두 하이든의 넉넉한 여유를 배워야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여유가 생겼으면 여유로운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유머를 찾아서 갈고 또 다듬어야 할 것입니다.

 

 

 

글 : 홍승찬 교수
편집 : 신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음악사의 불가사의한 아홉수 - 교향곡 9번의 저주! ㅇㅇㅇ의 마지막 교향곡에 붙은 번호 ‘9’는 아무도 넘을 수 없는 마법의 숫자였다.[홍승찬 교수의 재미있는 클래식음악 이야기] 음악사의 불가사의한 아홉수 - 교향곡 9번의 저주! ㅇㅇㅇ의 마지막 교향곡에 붙은 번호 ‘9’는 아무도 넘을 수 없는 마법의 숫자였다.

Posted at 2012.03.09 15:00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홍승찬교수의 클래식 톡톡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음악(4)
음악사의 불가사의한 아홉수

 1. 저주일까? 교향곡 9번이라는 9수... 





교향곡의 아버지라 불리는 하이든은 백곡이 넘는 교향곡을 썼습니다. 삼십대에 요절한 모차르트도 41곡이나 되는 교향곡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뒤를 이었던 베토벤이 작곡한 교향곡은 고작 아홉 곡에 불과합니다. 모차르트보다 훨씬 오래 살았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베토벤이 죽고 한참 동안 아홉 곡이 넘는 교향곡을 남긴 작곡가는 서양음악사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소위 낭만주의 시대라고 하는 19세기 내내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에 붙은 번호 ‘9’는 아무도 넘을 수 없는 마법의 숫자였습니다. 슈베르트는 불멸의 대작이라고 하는 8번 미완성 교향곡과 스케치만 남긴 7번까지를 포함해서 모두 아홉 곡을 작곡했고 슈만과 브람스가 각각 네 곡을, 멘델스존은 다섯 곡을 남겼습니다.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中 환희의 송가

베토벤을 너무나도 존경했던 브람스는 베토벤이 교향곡을 통해 이룩했던 눈부신 업적이 너무나도 부담스러워 마흔이 넘을 때까지 교향곡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용기를 내서 오래 전부터 구상했던 최초의 교향곡을 처음 세상에 내놓았을 때, 이 곡을 지휘했던 지휘자 한스 폰 뷜로우는 베토벤의 교향곡 10과도 같다는 말로 격찬을 했고 브람스는 이 말을 듣고 무척이나 기뻐했다고 합니다. 누구와도 다른 독창성이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술가를 두고 다른 예술가의 창작세계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말을 칭찬으로 한 것도 그렇지만 이 말을 듣고 불쾌하기는커녕 오히려 기뻐했다는 것을 보면 베토벤이 교향곡에서 쌓은 업적이 얼마나 대단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향곡으로 유명한 또 다른 작곡가 브루크너는 마치 9번을 넘지 못하는 숙명을 피하기라도 하려는 듯이 그의 교향곡 번호를 0번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어느 모로 보나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의 영향이 너무나도 강하게 느껴지는 이 곡을 두고 작곡가 자신은 교향곡 0, 전혀 통용될 수 없는 것이며 단순한 시작이라는 말로 애써 그 의미를 부정하려고 했지만 그 역시 9번의 벽을 넘지는 못했습니다. 아홉 번째인 8번을 무사히 넘기고 열 번째인 9번에 도전했지만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던 것입니다.



 2. 저주를 극복한 작곡가들의 방법... 그 해결책은?




후기 낭만주의 시대 최고의 교향곡 작곡가로 꼽히는 말러는 다른 방법을 찾았습니다. 병약하게 태어나서 어려서는 형제들의 죽음을 겪었고 결혼해서는 사랑하는 자녀들을 잃어야 했던 그는 평생 죽음의 공포를 벗어나지 못했고 그것이 그의 작품세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마침내 아홉 번째 교향곡에 이르자 그는 9번의 벽을 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갖게 되었고 결국은 교향곡이라는 이름 대신 대지의 노래라는 제목을 붙이기로 하였습니다. 이후 교향곡 9번을 작곡하였고 베토벤 이후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두 자리 숫자가 붙은 교향곡에 착수하였습니다. 그러나 9번에 걸린 주문은 말러도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브루크너가 열 번째인 9번에서 주저앉았던 것처럼 말러도 10번을 완성하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베토벤의 위대한 유산은 그가 손댄 모든 장르에 골고루 뻗쳐 있습니다. 사람들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을 피아니스트의 구약성서라고 하고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를 신약성서라고 일컫고 있습니다. 그가 남긴 피아노 협주곡 다섯 곡과 바이올린 협주곡은 이 장르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였고 실내악, 특히 현악사중주에서 그가 남긴 결실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교향곡에서의 업적이야말로 감히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금단의 영역인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마지막 교향곡 9합창은 여러 가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브람스는 물론 브루크너의 교향곡도 베토벤 9번에서 출발하고 있고, 기악곡인 교향곡에 성악, 즉 가사가 있는 노래를 넣겠다는 발상은 말러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처럼 음악적인 면에서도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이 곡의 의미는 마지막 악장에서 노래로 들려주는 쉴러의 시에 담겨 있습니다. 지금은 Freude, 즉 환희의 송가로 불리고 있지만 원래는 Freiheit, 즉 자유의 송가입니다. 자유라는 말이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사상이기에 검열을 피해 가사를 바꾼 것입니다. 베토벤은 진정으로 믿었습니다. 결코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들 인간 모두가 스스로의 자유 의지로 평등한 가운데 서로 의지하며 살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믿었고, 또 그렇게 되기를 누구보다 갈망했습니다. 그 염원이 너무나도 컸기에 교향곡에 합창을, 노래를, 가사를 넣어 부르짖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를 악성, 즉 음악의 성인으로 부르게 된 것입니다.

 


글 : 홍승찬 교수
편집 : 신이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클래식 감상 길잡이] 클래식 음악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쉽게 접근해 보자. 클래식 음악 감상/접근/듣는법 유명 클래식 음악 소개[클래식 감상 길잡이] 클래식 음악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쉽게 접근해 보자. 클래식 음악 감상/접근/듣는법 유명 클래식 음악 소개

Posted at 2012.02.04 10:52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클래식 톡톡


영화나 TV드라마에서 혹은 CF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클래식의 선율, 길을 가다 저만치 레코드 가게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 이런것들에 이끌려 클래식을 들어보려고 하면, 막상 어디서부터 들어야할지 난감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레코드 안내 서적은 많지만 변변한 클래식 감상을 위한 책은 거의 없는 현실에 클래식에 입문하려는 많은 사람들의 고민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올바른 클래식 감상을 위한 가이드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텍스트는 음악사로 유명한 Huge M. Miller라는 음악학자의 "Introduction to Music"(부제: A Guide To Good Listening)이라는 책으로 아주 체계적이고, 수동적인 음악감상이 아니라 지각적이고 인식적인 음악감상의 길잡이로서 아주 좋은 텍스트입니다. 클래식을 본격적으로 들으시려고 하시는 분들에게 있어서는 많은 유익함을 제공해 줄 것입니다.



일단 밀러교수가 추천한 25곡의 기본 작품을 먼저 들어보세요. 아무런 선입관없이 그냥 편한한 마음으로 들어보세요. 이번 강좌에 계속해서 나오게 되는 아주 기본적인 곡들입니다.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곡까지 그리고 기악곡에서 성악곡까지 아주 골고루 안배가 되어있습니다.

 

1. 바하. Cantata No. 140: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2. 바하. Passacaglia and Fugue in C Minor(오르간)

3. 바하. 관현악조곡 3번 D장조.

4. 바르톡. 현악 4중주 5번

5.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6. 비제. 카르멘(오페라)

7. 브라암스. 교향곡 3번 F장조.

8. 쇼팽. 피아노 소나타 2번 B flat 단조.



9. 코플란드. Music for the Theatre(관현악곡)

10. 드뷔쉬. 목신의 오후 전주곡(교향시)

11. 헨델. 메시아(오라토리오-할렐루야)




12. 힌데미트. 피아노 소나타 3번

13. 하이든. 현악 4중주 E flat 장조 작품 33-2

14. 멘델스죤. 바이얼린 협주곡 E 단조

15. 모차르트. 돈 지오반니(오페라)

16.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G 단조. K.550




17. 팔레스트리나. Missa Brevis (장엄미사, 아카펠라 합창)

18. 푸치니. 라보엠(오페라)

19. 라벨. 볼레로(관현악곡)




20. 슈베르트. Die Winterreise(겨울여행. 연가곡집)

21. 슈만. 환상소품집(피아노 독주곡)

22. R.슈트라우스. 틸 오이렌슈피겔(교향시)

23.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시카(발레조곡, 관현악)

24. 차이콥스키. 호두까끼인형(발레조곡, 관현악)




25.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오페라)



클래식 음악은 대중적인 음악이 참 많은편 입니다.
유명한 작곡가의 음악은 CF나 드라마 영화에서 많이 쓰였기 때문에 귀에도 익숙하죠.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한곡 두곡 듣다보면 어느세 클래식의 문외한이라고 생각했던 내 자신도
클래식이 편안하게 다가오지 않을까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

클래식 음악이 어떤 종류의 음악인가??클래식 음악이 어떤 종류의 음악인가??

Posted at 2011.09.10 18:58 | Posted in 이건음악회 Talk Talk/클래식 톡톡

클래식 음악에 관해 잘 모르시는 분들... 많죠?
특히... 클래식 음악은 고요하고... 조용하며... 졸린 분위기의 음악으로 알고 계신 분이 많은데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웅장하고... 화려한 클래식 음악들도 많아요!

 

나탈리 드세이의 봄의 소리 왈츠(작곡 : 요한 스트라우스 2세)


 



클래식 음악(Classical music)이란...
두 가지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클래식 시대, 즉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이 활동했던 고전 시대(Classical Period)의 음악을 말할 수 있고, 두번째로는 대중음악(popular music)에 상반되는 개념으로서의 음악입니다.
우리는 흔히 후자의 개념으로서 클래식 음악을 이야기하지요.



서양음악사를 대략 살펴보면 주요한 3시기가 있습니다.
바로크, 고전, 낭만시대가 그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클래식음악이라 일컫는 대부분의 음악들은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로 후기낭만에서 근대음악에 이르기까지 물론 클래식 음악에 속합니다. 하지만 통상 현대음악은 따로 현대음악...이라 불리워지는 경우가 많죠. 근래에 작곡된 시끄럽지 않은 클래식풍의 음악들은...클래식음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세미클래식이나 뉴에이지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고려청자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만 말하는 것이지 후대에 그와 같게 만들었다고 해서 고려청자가 될 수 없는 것처럼 말이지요.다시 이야기하면 클래식 음악은 한정된 유산입니다.



우리가 티비에서 사극물을 볼때 다 그 시대에 맞춰 고증을 하고 의복이나 장신구까지 그 시대적 특성을 살려 연출해내는 것을 봅니다. 음악도 각 시대별 특성이 있답니다. 그러므로 감상이나 연주에 앞서 그 시대의 특성을 알고 한다면 훨씬 더 유익하겠지요. 나중에 음악을 많이 듣다보면, 말씀드린대로, 한정된 유산인데다가 그 시대별 특성이 분명해서 모르는 곡을 들어도 대충.... 누구 곡인것 같다, 혹은 어느 시대의 곡이다..이런 것쯤은 쉽게 알 수 있게 되지요.

주요 3시대에 대해서만 간략히 언급하겠습니다.

1. 바로크 시대

- 대표적인 음악가 : 바흐, 헨델, 비발디
- 이 전 시대 음악은 모노포니(단성음악)가 주를 이루었는데, 이 때에는 폴리포니(다성음악)이 성행합니다. 기악곡이 발달했고, 건반악기로는 하프시코드(=쳄발로)가 주름잡고 있었어요. 바흐의 대부분의 건반악기곡은 하프시코드와 오르간용이지요. 
오라토리오 등이 많이 작곡되었습니다. 건축과 미술 양식에서 로코코(공주풍)양식이 유행하면서 음악도 화려하고 장식음이 발달했습니다.



2. 고전시대

- 대표적인 음악가 :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
- 산업혁명등 시민계급이 성장하면서 서민들도 예술을 향유하고자 하는 의식과 환경이 갖추어지게 되지요. 고딕양식이  유행하면서 음악도 선명하고 균형있고 절제된 '형식미'를 추구하게 됩니다. 그 산물로 고전시대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소나타형식'이 만들어졌고, 많은 소나타 작품들이 창작되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의 크리스토포리가 피아노를 발명하여 건반악기의 혁명을 이룩합니다. 오르간이나 쳄발로가 아닌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와 협주곡등이 작곡되었습니다.
특히, 베토벤은 후기로 갈수록 기존의 형식을 탈피하는 실험적인 다양한 형태의 작곡기법을 사용하여, 낭만시대를 여는 선구자의 역할을 하였고, 고전과 낭만을 이어주는 다리역할을 했습니다.



3. 낭만시대
- 대표적인 음악가 : 쇼팽, 슈만, 리스트, 슈베르트, 멘델스존, 브람스 등등
- 유행도 바뀌듯 딱딱한 형식에 지친 사람들은 보다 자유롭고 로맨틱하고 듣기에 좋은 음악을 선호하게 됩니다.
그리고, 큰 크기의 그랜드 피아노가 아닌 가정용 업라이트 피아노가 개발되어 가정에 보급되면서, 여자들도 피아노를 배울 수 있게 되자, 많은 낭만적 소품(짧은 곡)들이 작곡되었습니다. 수요에 따른 공급이죠...
그리고, 영화같은데서 보면 사람들이 집에서 파티같은 걸 열어서 연주를 하고 모두 부채를 살살 흔들며 감상하고...그런 장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시대에는 그러한 사교적 모임도 성행하여 소규모의 연주곡...'살롱음악'이 발달하게 됩니다. 녹턴(야상곡), 왈츠, 즉흥곡, 모멘트 뮤직(악흥의 한때), 반주와 노래처럼 만들어졌으나 악기를 위한 '무언가(Song without words)',  또..이야기가 있는 연가곡집들....

출처 : 네이버

달콤하고 아름다운 그런 음악들이 낭만시대에 많이 작곡되었습니다.
민족적 색채가 강한 국민악파(그리그, 시벨리우스, 스메타나) 등도 있고, 드뷔시나 라벨의 인상주의 또 러시아 5인조 등 여러 사조들이 있었고, 그들의 음악 또한 클래식 음악으로 분류됩니다.
후기 낭만파에서 현대로 라흐마니노프, 프로코피에프, 바르톡 등등 너무나 유명한 음악가들도 있어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Name __

Password __

Link (Your Website)

Comment

SECRET | 비밀글로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