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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음악회 Talk Talk/홍승찬교수의 클래식 톡톡114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이야기] 영화 패왕별희를 아시나요? 영화같이 경극을 일으킨 건륭제, 경극에 빠진 서태후 우리에게 경극은 영화 "패왕별희"로 다가온다. "패왕별희"라 함은 ‘초패왕 항우가 애첩 우희를 이별하다’는 뜻으로 한고조 유방과 천하를 다투었던 항우의 애틋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경극은 중국의 역사나 고전 속에 나오는 이야기를 극의 형식을 빌어 꾸민 것으로 무예에 가까운 몸동작에 가성을 써서 고음을 내는 대사와 노래, 그리고 화려한 의상과 형형색색의 화장이 어우러진 무대예술이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페이징 오페라'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일본의 가부키와 더불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극예술 형식으로 꼽히고 있다. 패왕별희 / 출처 : 구글이미지 경극(京劇)의 기원을 따지자면 원나라의 잡극(雜劇)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잡극이 발전하여 명나라에서는 곤곡(昆曲)으로 그 이름이 바뀌었고 여기에 호북성.. 2015. 10. 7.
[홍승찬 교수의 클래식 이야기] 삶의 반전, 삶을 휴식과도 같은 인터메초 이야기. 연극이나 오페라를 공연할 때 막과 막 사이에 가벼운 여흥. 사람들이 여럿 모여서 무엇인가를 하다가 불현듯 누군가가 “잠시 막간을 이용해서....”라는 말로 분위기를 바꾸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서로 말이 꼬여서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 때 그러기도 하고 서로 말이 없어 어색할 때도 이런 말로 긴장을 풀기도 하지요. 지나치게 열띤 분위기를 가라앉힐 때도 효과적입니다. 그리고 무엇인가가 막바지에 이르러 숨을 고르고 생각을 가다듬을 시간이 필요할 때야말로 잠시 막간을 이용해야 하는 바로 그 순간입니다. 오페라 카르멘의 한 장면 막간이라는 말은 당연히 막과 막 사이라는 뜻입니다. 지금은 막간에 그저 짧은 휴식시간이 주어질 뿐이지만 옛날에는 연극이나 오페라를 공연할 때 막과 막 사이에 가벼운 여흥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정말로 “막간을 이용해서...” 무엇인가가 있었던 셈이.. 2015. 9. 22.
[홍승찬교수의 클래식 이야기] 정원을 사랑한 윌리엄 월튼. 첼시 플라워 쇼와 윌리엄 월튼 그리고 모네의 정원 지베르니. 나이가 들수록 꽃이 좋고 나무가 좋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해마다 오월이면 첼시 플라워 쇼를 가리라 마음먹지만 이번에도 그냥 지나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정원과 꽃을 테마로 한 세계 최고의 축제인 영국 첼시 플라워 쇼 영국의 왕립원예협회에서 주관하는 첼시 플라워 쇼는 세계 최대의 정원 및 원예 박람회입니다. 해마다 오월 하순에 열리는데 올해는 5월 20일부터 24일까지 열렸습니다. 첼시라면 플라워 쇼 다음으로 윌리엄 월튼이 생각납니다. 그는 본 윌리엄스, 벤자민 브리튼과 더불어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의 한 사람으로 꼽힙니다. 에드워드 엘가가 세상을 떠나자 사람들은 그를 제 2의 엘가라 불렀고 영국 국왕 조지 6세와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 음악을 그에게 맡겼습니다. 그리고 제 2차 세계대전 동.. 2015. 9. 21.
에드바르트 그리그가 그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콘서트홀 - 트롤드하우겐 Troldhaugen, Bergen, Norway, Edvard Grieg 공연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세계 각지를 돌아다녔고 가는 곳마다 이름난 공연장들을 찾아다니다 보니 그 수를 일일이 헤아리기도 힘들 지경입니다. 가끔 누군가 그 가운데 기억에 남는 공연장을 물으면 한 나라나 도시를 대표할 만한 외관과 규모를 자랑하거나 그 기능이 두드러지게 뛰어난 경우를 언급하기도 하지만 그에 앞서 늘 먼저 떠오르는 공연장은 따로 마음속에 숨겨두고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몸과 마음이 힘들 때마다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을 들으며 그곳에서의 감동을 되새기곤 합니다. 그렇게 선뜻 입에 올리지 못하는 것은 지금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그곳이 더 이상은 세상 풍파에 시달리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Grieg Morning Mood(그리그 페그귄트 모음곡중 아침 분위기.. 2015. 8. 11.
21세기 클래식 음악의 중심지로 떠오른 북유럽의 작은 나라 핀란드의 저력 요즈음 미디어 광고에 등장하는 한 음악가에게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광고의 첫 화면에 문자로 소개된 대로 그의 이름은 에사 페카 살로넨이고 현재 작곡가와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더러 묻는 분들이 있어 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드린다면 우리 식 나이로 58년 개띠이고 핀란드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 있는 시벨리우스 음악원에서 호른과 음악이론, 지휘와 작곡을 전공했고 1979년 지휘자로 데뷔한 이후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휘자이자 작곡가로 음악계의 흐름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1983년 마이클 틸슨 토마스의 대역으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여 들려준 말러의 교향곡 3번으로 단번에 그의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았고 핀란드 방송 교향악단과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 2015. 7. 1.
[오라토리오 메시아] 동갑내기 작곡가 바흐와 모든 면에서 대조적이었고, 평생 독신으로 음악으로 위로와 나눔을 주고자 했던 헨델의 “메시아” 이야기 런던은 박물관의 도시입니다. 세계 최대 규모라는 대영박물관을 비롯하여 런던탑의 무기박물관등 해가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유산들이 도시 곳곳의 박물관들마다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습니다. 그 수가 너무 많다 보니 나름 뜻 깊고 색다른 박물관을 찾아서 작정을 하고 둘러보려 해도 숨어 있거나 작아서, 혹은 잘 알려지지 않아서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파운들링 박물관도 그런 곳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이 작은 박물관은 대영 박물관과 대영 도서관 사이에 놓여 있는데다가 입장료가 비싸서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지나치기 마련이지만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영국의 숨은 역사 한 페이지를 발견하는 기쁨과 잔잔하지만 뭉클한 감동을 얻게 됩니다. 파운들링 박물관의 전신은 파운들링 호스피탈(Foundling Hos.. 2015.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