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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톡톡/심심타파!

[책] 여행자의 독서 "책을 읽기 위해 떠나는 여행도 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8. 16.

 

 

무심코 손에 든 책의 내용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우선, 저자(이희인)는 크눌프라는 닉네임으로 정신없이 여행을 하고 다니신 분으로, 고등학교에선 중창단을,

대학에선 연극과 문학동아리를, 사회에선 광고 카피라이터의 경력을 소유하였고, 문학, 사진, 여행, 광고등의

문화 영역의 경계을 넘나드는 일에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학창시절엔 문학소년으로 글을 쓰기 위해 상당한

독서를 하신 모양인데, 책의 문체를 보면 유려한 문체가 하고도 남을 듯이 보입니다.

 

책의 서문인 '책은 여행을 부르고, 여행은 다시 책을 불렀다' 에선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이고,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이다!" 라는 글귀에 내 맘을 사로 잡았습니다.

멋진 글귀와 함께 그렇다면 이 책은 몸과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이 되겠구나 싶었죠.

책 전반에 걸쳐 실린 사진은 거의 전문가 수준이고, 글과 내용 역시 이에 못지 않습니다.

구원을 찾아, 사랑을 찾아, 이야기를 찾아, 나를 찾아 떠나는 이 여행속의 소개되는 책의 내용과 소감은

저 같은 블로그들의 쓰는 감상기와는 차원이 다른 내용이고, 절묘하게 여행지와 연관도 되어 있습니다.

 

총각시절엔 여행을 거의 다닌적이 없던 걸 아직까지 후회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모름지기 여행이라는

것은 정처없이 그냥 떠나 고독과 감성이 충만한 뭐 그런 분위기를 즐기는 것으로 맘 속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이 책의 내용 자체가 무의식속으로 들어간 나의 여행의 느낌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포스트를 붙여둔 곳이 세군데가 있는데,

 

중략~ '양희은 1991' 앨범을 닳도록 듣다가 뭔가에 홀린 듯 멍해져서는 이내 행장을 꾸렸다. 여행은

그렇듯 충동적이고 별 준비가 없을 때라야 떠날 확률이 높아진다. 잔뜩 벼르고 계획한다고 떠나지는

게 여행이 아니다. 왜 사는지 알고 싶다면 잠깐 어디 마실 다녀온다는 헐거운 마음으로 긴 여행을

떠나 볼 일이다. 지난 많은 여행들이 그렇게 저질러졌다. (중략)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나짐 히크메트 '진정한 여행' 전문

 

(중략) 가장 멋진 여행은 아직 떠나지 않은 여행이며, 가장 훌륭한 책은 아직 쓰이지 않은 책이다

 

소개되는 책은 거의 문학작품으로 제가 읽어본 책은 거의 없었고, 생소한 책들도 많았습니다.

지금도 젊지만, 학창시절 여행과 독서를 많이 못한게 후회가 되던데, 이런 후회를 다시 생각나게

하니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조금 막막합니다.

아울러, 책읽는 내내 작가가 쓴 글이라도 시샘이 날정도로 잘 쓰여 있어, 감탄은 뒤로 하고,

질투라는 감정이 생기는 내가 이상했다고 자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