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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톡톡/아름다운 건축

우리집을 추억하며..(단독주택에서의 삶)

by 음악회담당자 2018. 11. 30.

 

아파트에 삶이 일반적이 요즘, 단독주택에서 살아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멋지고 고급스러운 단독주택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 동안 살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게 해준 우리집을 추억하며 사진을 모아 보았습니다.

 

 

 

벽돌로 지은 집으로, 벽 두께가 약 40센치 정도 되는 튼튼한 집입니다. 일반적인 사각형 집이 아니고, 정면에서 보면 둥근 모양은 큰 반원과 작은 반원이 튀어나온 모습입니다. 디자인적인 면에서 약간 멋을 낸 집입니다. 특히 건물이 라운드라, 창문도 라운드 창이 들어갔는데 5미터가 넘는 큰 창이 라운드라 보는 즐거움과 사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64평 대지에 25평 규모로 지하1층, 지상1,2층, 옥상을 지었습니다. 1층에는 방1, 화장실1, 부엌과 거실이 있으며, 2층에는 방4, 거실, 화장실1, 옥상에는 10평 옥탑방과 마당입니다. 주차장은 집 오른쪽이며, 중형 1대, 소형 1대 주차 가능합니다. 차를 주차하고 집 대문까지 2초! 주차장이 있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단독주택 살면서 누리는 가장 큰 즐거움은 바로 정원입니다. 집 앞쪽과 우측 공간에 작은 정원이 있습니다. 각 계절마다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지고를 반복합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목련이 피겠다 싶은데... 갑자기 샛노란 수선화가 바위 틈으로 머리를 드리밀고 올라옵니다. 자연의 신비라고 말들 많이 하지만 직접 몸으로 느끼고 체감할 수 있는 점이 단독주택 살면서 참 좋았습니다. 이쁘게 가꾸니 주변 이웃들도 좋아하고 지나가는 행인들도 이쁘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집 주변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꽃과 나무 뿐만 아니라 곤충들도 많습니다. 사마귀, 무당벌레, 달팽이, 귀뚜라미, 나비, 벌, 박각시애벌레 등등 자연을 바로 집 앞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이런 것들이 신기한건지.. 아니면 원래 신기했는데 자주 볼 시간이 없어서 잊고 살아서 그런건지.. 아무튼 신비로운 자연을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마당에서는 테이블을 펼쳐 책을 보며 커피를 마십니다. 식사 시간에는 생선이나 고기를 구워먹습니다. 덕분에 집안에 냄세가 배거나 마루를 기름지게 하는 일도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도배를 한지가 언제인지도 모르는데(엄청 오래되었는데) 벽지가 아직도 하얗습니다.

 

 

집 주변에는 청량산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뒤에는 청량산이 있고, 앞에는 송도 바다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제 송도에는 신도시가 들어섰기 때문에 바다는 못보네요. 대신 집 뒤로는 송도 신도시가 조금 보이고, 앞에는 청량산이 있습니다. 대암 공원이라는 작은 소나무 공원 근처입니다. 조용하고 살기 좋은 곳이죠.

 

 

마당이 있고, 주차장 안쪽에 넓은 공간이 있기 때문에 개를 키우기 좋은 조건입니다. 위 강아지는 우리 강아지는 아니고 이웃집 강아지인데 집에 올 때 자동차 소리만 들려도 자기 집에서 나와서 우리집으로 오던 강아지 입니다. 잘 짖지도 않고 말도 잘듣고 조용했던 강아지. 이 놈 때문에 아버지께서 마트에서 고기를 사다 삶아주시곤 했지요. 애교도 많고 동네 귀염둥이었는데.. 18년을 살다가 지난 6월 중순 밖에서 이상한 것을 먹고 그만... 아쉽게 얼마 전에 하늘 나라로 갔습니다. 우리 강아지는 아니었지만 지금까지도 아버지께서 엄청 슬퍼하고 계십니다. 좋은 곳에서 행복하길..

 

 

 

아파트 보다는 단독주택이 사계절을 느끼기에 좋습니다. 이쁜 꽃과 새싹이 봄을 알린다면..떨어지는 낙엽과 눈은 겨울이 왔다는 것을 팍팍 느끼게 해줍니다. 특히 겨울에 눈이온 날에는 아침에 눈 쌓인 집앞에 문을 열고 나가면... 흠~ 낭만적이기도 하더라구요. 하지만...그 눈을 쓸어야 하기에 현실은 출근 지각... -_-;; 그래도 눈 내리는 것이 싫지만은 않습니다.

 

지하실은 25평 정도의 공간에서 음악감상을 하거나 운동을 합니다.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지하실에서 트레핑이나 드리블 연습을 주로 합니다. 추울 때나 비올 때나 상관 없이 언제든지 연습할 수 있어 참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옥상은 경치 감상하며 커피를 마시거나 가끔 텐트를 치고 잠을 자기도 합니다. 우리 집에서 제일 경치가 좋은 곳입니다. 많은 사진으로도 다 표현할 수가 없네요. 단독주택이 가진 장점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우리집이 얼마나 좋은지, 얼마나 저를 행복하게 해주었는지..

 

 

물론 단점도 많습니다. 봄에는 꽃을 심어야하고, 정기적으로 나무나 꽃들에게 물을 줘야 하고, 마당을 쓸어야 하고, 낙옆이 떨어지면 이웃집에 피해가지 않도록 청소해야 하고, 3~4년에 한번 방수공사 해야하고, 청소할 공간도 많고 등등. 하지만 공동 주택이 아닌 단독주택이 가진 그 매력은 직접 느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참 행복한 공간으로 다가옵니다. 아파트 살다가 이사오고 나서는 잠도 참 잘자고, 아픈 곳도 잘 없습니다. 부모님도 마찬가지네요. 사람은 역시 땅하고 가깝게 살아야 한다는 아버지 말씀에 참 공감이 갑니다.

 

 

이렇게 좋은 집과의 인연도 이제는 끝이 다가오지만 이 집에 사는 동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었다는 좋은 추억은 평생 가지고 갈 것 같습니다. 명절에 시간도 남고 해서 집을 기억할 겸 적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집! 고마워!! 사랑해!!